제1566화 엄마가 미안해

집사는 채은서의 날카로운 말을 들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녀에게서는 문씨 집안 안주인으로서의 기품이나 자태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고인이 된 문진호를 생각하면 마음이 좋질 않았다. ‘진호 도련님이 중요하게 생각했던 두 여자 모두 겉보기와는 다르게 성품들이 별로야.’ ‘염 교수님은 오늘 손님으로 왔고 아직 이곳에 있는데 사모님이 저런 말을 하면 안되지.’ 집사는 염교수를 두둔했다. “사모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염교수님은 아이들과도 인연이 있고 어른신께서 친히 초대하셨습니다. 그러니 그런 말씀하지 마십시오.” 채은서는 포크로 수박 한 조각을 찍더니 시큰둥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내가 해서는 안될 말이라도 했어요? 솔직히 말하는 것도 안돼요? 그리고 그 여자한테 들리지도 않는데 뭐 어때서 그래요? 제가 잘못 말한 게 있으면 집사님이 다시 말해 봐요.” 그 말에 집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문현만이 방금 그녀가 했던 말을 들었다면 분명 호통을 쳤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식사를 마치고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러니 ‘염 교수’가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이 잘못은 아니었다. 집 주인이 자리에서 일어났으니 상관없었다. 채은서는 집사가 아무 말이 없자 콧방귀를 뀌었다. ‘만약 집사가 아버님 쪽 사람이 아니었다면 난 진작 해고했을 거야.’ ‘감히 내게 말대꾸를 해?’ 원아는 아이들을 2층으로 데려다 준 후, 물을 마시려고 다시 내려오다가 두 사람의 대화를 들었다. ‘채은서는 3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변함이 없구나.’ 원아는 고개를 저으며 다시 되돌아갔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시간을 확인했다. “낮잠 시간이니 방에 가서 잘까?” 원아는 아이들이 항상 낮잠을 자는 습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헨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따가 다시 이야기해 줄 거예요?” 원아는 아이들이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떠날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녀가 이야기를 끝까지 해 주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 원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