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91화 문서 번역

이연은 수술 후엔 다들 이런 모습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말할 힘도 없어 보이는 황신옥을 보자 마음이 괴로웠다. 마치 수술칼날을 자기 몸에 댄 것 같은 느낌이었다. “환자분은 현재 일반식을 드실 수 있지만 신경 써서 드시는 게 좋습니다. 가능하면 죽 같은 음식을 드세요. 혹시 보호자가 음식을 만들어 오실 건가요? 아니면 병원에서 제공한 식사를 주문하시겠어요?” 옆에 있는 간호사가 물었다. 그녀는 이런 일은 일상이라 목소리가 냉정하고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 “병원에서 주는 식사를 주문할게요.” 이연은 애써 감정을 억제했다. 요새 화천건축설계사무소가 매우 바빠서 음식을 만들 시간이 없었다. 병원 측이 제공하는 음식은 맛이 별로여도 영양 균형이 잘 잡혀 있어 오히려 황신옥의 건강에 좋을 것이다. 이연은 갑자기 어머니가 처음 수술을 받았을 때가 생각났다. 그때는 걱정거리가 그리 없었다. 이런 일들을 모두 처리해주던 남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당시 가끔 면회 오고 평소에는 자기 일만 하면 됐다. 황신옥이 입원하는 데 든 비용과 먹고 쓴 것 모두 송현욱이 부담했다. 그는 마치 친어머니를 대하듯 가장 좋은 것으로 마련해 주었다. “네. 그럼 병원에서 제공하는 식사로 준비할게요. 식사비용은 병원비에 포함되어 있으니 오늘 병원비를 계산하실 때 같이 계산하면 됩니다. 오늘부터 앞으로 하루 세 끼를 저희 병원 식당에서 가져다 드릴 거예요.” 간호사가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이연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간호사의 말을 기억했다. 그녀는 황신옥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남자를 떠올린 스스로가 우스웠다. 그때, 황신옥은 이연을 보고 무슨 말을 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지금은 말할 힘도 없었다. 그녀는 엄마가 몸이 힘들어 그러는 거라 생각했다. 어차피 돈 이야기 외에는 할 얘기도 없을 것이다. 다른 곳. 사무실로 돌아온 원아가 실험을 하고 있는데 동준에게서 연락이 왔다. 위층으로 올라오라는 내용이었다. 그녀는 할 수 없이 하고 있던 실험을 멈추고 수혁에게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