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욱이 그 자리에 서서 말했다.
“네가 나를 데려다 줘. 내 차를 운전하는 것은 불편할 거야.”
이연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내 차로 데려다 줘도 괜찮을 거 같아. 난 내일 또 차를 써야 하니까. 만약 송현욱의 차를 몰고 가면 난 다시 택시를 타고 돌아와 차를 가져가야 하잖아.’
그녀는 차에 술 냄새가 배이는 것이 싫었다. 하지만 생각 끝에 차 키를 꺼내 시동을 걸었다.
길가에 주차된 그녀의 차에 시동이 걸렸다.
그녀가 웨이터를 보며 말했다.
“가요. 차까지 데려다 주세요.”
현욱은 이 술집의 VVIP 고객이기 때문에 웨이터는 별 말없이 그를 부축해 이연의 차에 태웠다.
그녀는 조수석에 앉은 남자를 보며 심호흡을 한 뒤 차에 올랐다.
웨이터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를 조수석에 태웠다. 그녀는 다시 자리를 옮기게 하는 것이 번거로워 그냥 내버려 두었다.
문을 닫자 차 안에 술 냄새가 가득했다.
냄새가 어찌나 심했는지 그녀가 음주운전으로 오해받을 것 같았다. 이연은 얼른 창문을 열었다.
“추워.”
현욱이 창문을 닫으려 했다.
이연은 그런 그를 보며 어이가 없었다.
‘전에는 술을 마셔도 말도 없더니 오늘은 왜 이리 말이 많지?’
“송현욱 씨에게서 나는 술 냄새 때문에 그래요. 환기를 시켜야 해요.”
현욱은 그녀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하자 입을 다물었다.
이연은 마침내 그가 조용해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잠시 후,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전에는 이런 나를 싫어하지 않았잖아.”
“전에는…….”
그녀는 말을 하려다 멈췄다. 전에는 정말 그를 별로 싫어하지 않았다. 대신 스스로를 미워했다.
“왜 그런지 알아요? 그때 당신은 내 돈줄이었잖아요. 내가 무슨 자격으로 당신을 미워하겠어요? 하지만 지금은 달라요. 난 이제 자유로워졌으니 당신을 미워할 자격이 있어요.”
현욱은 그녀의 말에 기분이 별로였지만 뭐라고 하기도 귀찮아 눈을 감아버렸다.
그녀는 그런 그를 보면 속으로 좀 미안했다.
‘내가 말을 너무 심하게 했나?’
하지만 이내 생각을 바꿨다.
‘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