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44화 왜 벌써 나온 거야?

장인숙은 거만하고 차가운 태도로, 자기를 맞이하는 집사와 가정부들을 보면서 속으로 매우 불만스러웠다. 이 ‘작은 사모님’이라는 호칭은 자신에게 있어서 이 집안에 있는 채은서라는 큰 사모님과 경쟁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말이었다. 비록 이 집안의 고용인들은 감히 고개를 들어 자신의 얼굴을 똑바로 보지도 못하지만, 채은서는 반드시 자신을 비웃으려고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장인숙은 모자를 좀 더 눌러 쓰고 소남에게 말했다. “들어가자, 나랑 함께 들어가자.” 지금 이 집에서 그녀가 지금 가장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문소남이다. 소남은 자기 어머니가 집에 혼자서 들어갈 용기가 없는 것을 눈치채고 말없이 집사에게 눈짓을 준 후 따라 들어갔다. 집사는 소남의 눈짓을 보자마자 장인숙을 맞이하러 나왔던 고용인들을 각자의 자리로 돌려보냈다. 문씨 고택 거실. 채은서는 소파에 앉아 꽃차 한 잔을 들고 우아하게 마시며 장인숙이 들어오는 것을 바라보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 “집사가 오늘 왜 이렇게 거창하게 모든 고용인들을 한 데 모았을까, 싶었는데, 네가 출소했구나?” 장인숙은 차가운 눈빛으로 채은서가 있는 쪽을 한번 쳐다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위층으로 가려고 했다. 자신이 지금 이런 상태로 채은서와 말다툼을 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몸조리를 하면서 천천히 다시 자신만의 것들을 되찾아야 한다. 채은서는 장인숙이 자신과 다툴 마음이 없는 것을 보고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말했다. “돌아왔는데 아버님께 인사 한마디 하지 않는 것이 말이나 돼?” 장인숙은 발걸음을 멈췄다. 교도소에 있던 요 몇 년 동안 그녀는 마음속으로 문소남, 그리고 문현만을 모두 원망했다. 친아들인 문소남은 직접 친어머니인 자신을 감옥에 넣었고, 문현만은 끊임없이 자신을 몰아세웠다. 이 두 사람이 그때 조금이나마 사정을 봐주고 그렇게까지 몰아세우지 않았다면 자신도 그런 고생까지는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소남은 소파에 앉아 안색이 어두운 문현만을 힐끗 보았다. 문현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