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70화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가요?

이연은 현욱의 눈에 비친 걱정을 눈치채고 부드럽게 물었다. “지금 내 일로 고민하는 거죠?” 송현욱은 이연을 바라보았다. 이연은 구출되고부터 자신에 대한 거부감이 거의 다 사라진 듯하다. 이 상냥함은 힘들게 얻은 것이다. 대신 그 대가로 그녀가 그런 힘든 일들을 겪어야 했다. 현욱은 차라리 이연이 그런 경험을 하지 않을 수 있었다면, 그저 자신이 그녀에게 조금씩 분명히 마음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면, 그편이 더 나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 현욱은 손으로 그녀의 이마를 짚어 살펴보고 열이 없는 걸 확인하고는 자리를 옮겼다. “거짓말하지 마요. 송재훈은 당신 동생이잖아요. 만약 당신이 정말 날 위해 그 사람을 상대한다면, 집안 어른들에게도 설명하기가 곤란할 거예요. 내가 깨어나고 나서 지금까지 전화가 세 번이나 울렸는데, 매번 당신은 받지 않았어요. 다 송씨 집안에서 온 전화 맞죠?” 이연은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송재훈이 정말 가증스럽고, 절대 가만두고 싶지 않지만, 혼자서는 그 증오스러운 남자를 상대할 방법이 없다. 송현욱의 도움을 받아야만 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러나 송현욱이 정말 자신의 편에 서려 한다면 많은 사람과 대립하게 되는 셈인데 이연은 차마 송현욱이 이런 상황을 마주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이연이 보기에는 이번 일은 사실 다 자신의 탓이었다. 만약 좀 더 일찍 자기 마음을 알아차리고 송현욱의 보호를 받아들였다면 송재훈은 분명 자기 형을 조심했을 것이고, 동시에 자신에게 아무 일도 없었을 것이다. “회사 일이야.” 현욱은 그녀의 이불을 덮어주며 안심시켰다.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 이연은 그가 자신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기 위해 솔직하게 말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 알고 있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하든 송현욱의 결정을 좌지우지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송재훈, 자신은 그를 상대할 능력이 없지만, 이강은... 이연은 살짝 눈을 가늘게 떴다. 정말 이강을 용서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