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익현이 송민지를 찾으러 갔을 때, 바닥에는 피를 철철 흘리며 쓰러져 있는 낯선 중년 남자만 있었다. 그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방안 어디에도 송민지는 보이지 않았다. 상대에게 공범이 있을까 봐 무서워서 도망간 것 같았다.
주익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경찰에게 말했다. “제 친구는 고아입니다. 형제자매라곤 오빠 하나뿐인데 지금은 그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어요. 그러니 어떻게든 꼭 그녀를 찾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러자 경찰이 말했다. “이렇게 큰 D시에서 사람을 찾는 건 바다에서 바늘 찾기와 같습니다. 24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으면 그때 가서 실종신고를 하십시오.”
“이쪽에서도 어떻게든 그녀의 가족과 연락을 취하도록 노력해보죠.”
가족? 송민지에게 가족이 있었던가.
“일단 그 상처부터 치료하십시오. 자칫 감염될 수 있습니다.”
주익현이 도착했을 때 범인은 이미 깨어 있었다.
그는 범인과 싸우다가 조금 다친 것이었다.
경찰이 범인을 끌고 간 후 주익현은 송민지에게 전화를 여러 번 했다. 하지만 번마다 전원이 꺼져있다는 안내음성만 들릴 뿐이었다.
주익현은 어쩔 수 없이 간단한 메모를 남긴 뒤 우산을 들고 빗속으로 걸어갔다.
날이 완전히 어두워졌다.
거세게 내리던 빗줄기도 점점 약해졌다.
육교 아래에 숨어 있던 송민지는 흐리멍덩하게 잠이 들었다가 다리 위 자동차의 경적소리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깼다.
쪼그려 앉아 있었더니 다리가 저렸다.
주익현을 찾아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실수로 사람을 다치게 했으니 경찰에 잡혀갈 것이고 전과가 남게 될 것이다. 그녀는 주익현에게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주익현이라면 틀림없이 그녀를 위해 죄를 뒤집어쓸 것이다.
자신 때문에 주익현의 장래를 망칠 수는 없었다.
비가 완전히 그치자 그녀는 가방에서 딱딱하게 식어버린 찐빵 두 개를 꺼내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사실 송민지는 예전에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었다.
그녀는 원래부터 일정한 거처가 없었다. 호적에도 그녀 혼자만 기재되어 있었다.
예전에 그녀를 입양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