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내 목소리를 듣자 박윤성이 미간을 찌푸리며 차가운 시선으로 쳐다봤다. “지연 씨?” 조민서는 놀란 듯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녀는 서둘러 책상에서 일어나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하며 어색하게 웃었다. “미안해요. 지연 씨가 올 줄은 몰랐어요.” 잠시 망설이더니 계속 변명을 늘어놓았다. “방금 윤성이 옷깃 좀 정리해준 것뿐이니 오해는 말아요.” 그녀는 온몸으로 오해받기를 바라는 듯했지만 정작 입으론 이딴 식으로 말했다. 나는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 지었다. 그리고 휴대폰을 꺼내 그들을 향했다. “다시 한번 정리해줄래요? 아까 제대로 못 봤거든요.” 조민서가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뜻이죠?” 그녀가 휴대폰을 빼앗으려 하자 나는 재빨리 피했다. “그거야 당연히 증거를 확보하는 거죠. 이 영상 덕분에 이혼 소송에서 더 많은 위자료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순간 조민서의 눈빛이 흔들렸다. 나는 그런 그녀의 표정 변화를 예리하게 관찰했다. 그녀는 내가 박윤성과 이혼하려는 것을 쇼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내가 더 크게 소란을 피울수록 박윤성이 나에게 질려 이혼해주기를 바라고 있겠지. 조민서는 그 누구보다 우리의 이혼을 바라고 있다. 나는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그리고 이참에 조민서 씨가 유부남 옷매무새를 정리해주는 모습도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고 좋죠 뭐.” 조민서의 얼굴이 순간 창백해졌다. 그녀는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 박윤성도 불쾌한 듯 미간을 찌푸리며 나를 노려봤다. “그만해, 지연아.” 또 그만해! 자살 소동 후 정신 차린 뒤로 수없이 들은 말, 박윤성에게 난 언제나 소란을 피우는 여자란 말인가? 자살 시도조차 내 잘못이라고? “내가 뭘 했는데?” 나는 입꼬리를 씩 올리고 무심코 두 남녀를 쳐다봤다. “박윤성, 나 지금 아주 차분해.” 나는 천천히 그의 앞으로 걸어가 책상을 가볍게 두드렸다. “너랑 조민서 씨 관계는 이미 모두가 아는 사실이야. 난 더 이상 손가락질받고 싶지 않으니 이제 그만 이혼해.” 내가 단호하게 말을 이었다. “재산 분할은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