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02장

이천후는 두 가지 신통을 동시에 폭발시키며 전력을 다했다. 정원진화와 더불어 적멸신뢰가 혼합된 불꽃이 그의 입에서 뿜어져 나왔다. 그 불꽃은 형체가 있으나 없는 듯 아른거렸고 그 안에 섞인 신뢰가 상대의 강기를 정면으로 들이쳤다. 덕분에 그의 몸을 감싸던 강기를 막아냈고 그를 덮치려던 그림자 역시 잠시 멈춰섰다. 상대는 전혀 예상치 못한 듯했다. 이천후가 자신의 강기를 막아낼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이천후의 정원진화 속에는 적멸신뢰가 스며들어 있었다. 그것은 마물을 상대하는 데 가장 적합한 힘이었다. 그러니 그가 이 마왕의 강기를 막아낸 것도 충분히 납득이 가는 일이었다. 타타타탕... 불꽃과 신뢰가 연달아 마왕의 몸에 터지며 강기를 요란하게 흔들어댔다. 쇠붙이 부딪히는 폭음과 함께 불꽃이 튀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상대의 강기를 완전히 무너뜨릴 수 없었다. 그러나 이천후는 멈추지 않았다. 칠채룡령과 목황진기를 운용하자 두 개의 힘이 손바닥에서 뒤섞이며 마치 두 마리 용처럼 꿈틀댔다. 그는 팔을 치켜들어 하늘을 가르더니 그대로 아래로 내리쳤는데 그의 목표는 상대의 머리였다. 이때 상대도 잠시 멈췄고 덕분에 이천후는 그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검은 옷을 입은 중년 남자였고 긴 수염에 얼굴은 자줏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의 얼굴엔 살기가 맴돌았다. 눈빛은 독기가 가득했고 입가에는 잔인한 웃음이 걸려 있었다. 누가 보더라도 피에 굶주린 사악한 마물임이 분명했다. “유명해는 우리 마황께서 정화하신 사냥터야!” 그 소리가 하늘과 바다를 동시에 뒤흔들며 백 줄기의 물기둥이 솟구쳤다. “나는 서라차 마왕이야! 이놈의 교룡을 지키며 석 달을 기다렸어. 비늘을 벗고 용으로 탈피하는 이 시점에 정기를 뽑으려 했는데 네 놈이 감히 내 먹이를 가로채다니, 죽고 싶냐!” 마왕의 외침과 함께 주변의 마기가 파도처럼 일었다. 그가 손을 휘두르자 공간마저 찢어버릴 듯한 기살이 허공을 가르며 이천후의 칠채룡령과 목황진기를 강제로 끊어냈다. 그리고 하늘을 뒤덮는 검은 손이 폭풍처럼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