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28장
이천후는 무리를 이끌고 길을 나섰다. 진기범과 도요는 말없이 그 뒤를 따랐고 세 사람의 옷자락은 강풍에 휘날리며 퍼덕였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비선성의 한 조용한 정원 청석 계단 위에 쪼그리고 앉아 해바라기씨를 까던 탁재환은 이천후가 조민희를 무사히 데려오는 걸 보자 해바라기씨 껍질을 세 장쯤이나 튀겨냈다.
“수장, 드디어 돌아왔구나!”
5대 산채의 진흑곤은 커다란 몽둥이를 들고 달려왔고 조상민은 방금 털어온 보라색 조롱박까지 허리에 찬 채 따라붙었다.
그들 외에도 안연철이 있었다. 그는 요즘 줄곧 탁재환 무리와 어울리며 제법 친해진 듯했다.
그러나 정원에 도요가 발을 들이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서충현이 들고 있던 통닭을 그대로 떨어뜨렸고 탁재환은 자기 허벅지를 꼬집으며 비명을 질렀다.
“아니, 수장이 또 성녀 부인을 데려왔네!”
이천후는 그를 째려보더니 도요와 진기범을 무리에게 소개했다.
신소령 녹록족의 공주라는 그녀의 정체가 밝혀지자 5대 산채의 남자들은 우르르 가보를 꺼내들며 외쳤다.
“저, 저희 녹록족의 부마로 입적하겠습니다!”
“저... 저는 맛있는 거 먹으러 온 거예요. 부마 모집 같은 건 안 해요!”
도요는 귀끝이 붉어지며 진기범에게 얻은 간식 상자를 꼭 껴안았다. 햇살에 비친 오색 뿔이 빛을 뿜자 사내들은 더없이 정중해졌다.
잠시 잡담이 오간 후 탁재환이 팔을 걷어붙였다.
“자자! 이제 우리 새 보금자리 구경시켜 줄게!”
“새 보금자리?”
이천후는 고개를 갸웃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임시 거점이죠. 앞으로 전리품도 여기서 처리하고 생활도 하고 수련도 하고요!”
조상민이 슬쩍 웃으며 귀띔했다.
“거점이라고?”
이천후는 어처구니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우나연 일행도 눈을 흘겼다. 누가 제 집을 ‘거점’이라 부르나. 과연 도적 자손들다웠다.
조민희는 얼굴을 감싸며 한탄했다.
“내가 대체 어떤 인연으로 도적 자식들과 한패가 된 거람...”
반면 안연철은 무척 들뜬 눈치였다. 그는 도박신이 되는 것 외에 부자들을 털어 가난한 이들을 돕는 협객이

Naka-lock na chapters
I-download ang Webfic app upang ma-unlock ang mas naka-e-excite na content
I-on ang camera ng cellphone upang direktang mag-scan, o kopyahin ang link at buksan ito sa iyong mobile browser
I-click upang ma-copy ang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