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8화

하지만 유하연은 믿지 않았다. 그녀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김성호를 바라보자 그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됐어.” 그녀는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 “이제 알았어.” 김성호는 완전히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뭘 알았다는 거지?’ 유하연이 화가 잔뜩 난 채로 자리를 뜨자 그는 더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유하연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유도경이 김성호를 몰래 압박했으리라는 것을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 다만 김성호는 그녀가 유도경과 충돌하지 않게 하려고, 괜히 그녀가 손해 볼까 싶어 참고 있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생각할수록 유하연은 분이 치밀었다. 김성호네 가족이 그녀에게 항상 잘해줬기에 그런 사람들이 자신 때문에 괜한 피해가 가는 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 다음 날 수업이 끝난 뒤 유하연은 곧장 유도경을 찾아갔다. 그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전에 문상훈한테 유도경이 학교 근처에 별도로 머무는 곳이 있다고 들었으니까. 예전엔 굳이 그곳까지 가야겠다는 생각조차 해본 적 없었지만 이번만큼은 김성호를 위해서라도 무작정 찾아가야만 했다. 자신을 향해 거침없이 걸어오는 유하연을 본 유도경은 고개조차 들지 않았다. 며칠 전 호텔에서 유하연이 술에 취해 그의 면전에서 다른 남자의 이름을 불렀다. 그건 마치 그의 선을 짓밟은 것과 같았기에 지금 그는 머리끝까지 서늘한 기운이 치솟는 상태였다. 하도 기세가 매서워서 요 며칠 간은 심지어 문상훈조차 그의 반경 2미터 이내에 얼씬도 못 하고 있었다. “김성호한테 도대체 뭘 한 거야?” 유하연은 문을 열자마자 이를 악물고 분노에 찬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딱.’ 유도경은 손에 쥐고 있던 펜을 거의 부러뜨릴 뻔했다. 유하연이 또 김성호를 위해 그를 특별히 찾아온 것이었다. ‘김성호! 김성호! 그놈의 김성호!’ 그녀 입에서 나오는 이름은 온통 그놈뿐이었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더니 결국 손에 든 펜을 책상 위로 내던지며 냉랭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그 얘기 하려고 날 찾아왔다는 거야?” 유도경조차도 자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