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5화

이런 선의적이거나 악의적인 말에도 유하연은 표정 변화 하나 없었다. 곽하린은 사람을 데리고 와서 유하연이 무대에 오르려는 걸 막으려는 사람들을 막았다. 유하연은 무대에 올라서자마자 테스트 영상을 보여주며 말했다. “제 차가 움푹 들어간 건 이전에 있었던 사고 때문이에요. 기사님이 실수로 울타리를 들이받았고,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도 여기 있어요. 시간을 확인해보시면 이른바 뺑소니 사건보다 최소 2주 이상 전 거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거예요.” 기자들은 이 영상을 보고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이건 조작할 수 없는 영상이었기 때문이다. “제가 사람을 쳐놓고 도망갔다고 의혹하는 자체도 터무니없는 거예요. 제 차는 개조되어서 충돌하면 경적이 울리거든요. 이 소리는 운전자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들을 수 있거든요.” 그녀는 지도를 가리키며 말했다. “뺑소니가 일어난 곳에 CCTV도 없고 사람이 거의 없는 골목길이긴 하지만 주민들이 살고 있어서 제 차에서 경적이 울렸다면 누군가는 분명히 듣고 밖으로 나와 상황을 확인했을 거예요. 노숙자 한 명만 목격했다는 건 말도 안 되죠.” 유하연의 말에 많은 기자들이 의문을 제기했다. 지금 시중에는 그렇게 정확하게 안전 경고음이 울리는 차가 없었기 때문이다. 정확도를 요구하는 기술이라 국내 자동차 회사들은 아직 그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다른 회사는 불가능하겠지만 저희 회사는 가능하거든요.” 유하연은 피식 웃더니 동영상과 각종 데이터를 보여주었다. “제 차가 바로 최신 기술을 적용한 차거든요. 그리고 이 기술은 보름 뒤에 출시될 예정인데 이번 사고 때문에 미리 노출된 것뿐이에요.” 영상에 따르면 이 기술은 작은 새 한 마리와 부딪혀도 경고음이 울렸는데 하물며 사람과 부딪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런 차로 뺑소니를 쳐놓고 도망가도 아무도 모를 거라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기자들은 서로 눈치만 보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제야 유하연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라이브 방송 시청자들도 하나같이 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