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5화

유도경은 그쪽을 흘깃 보더니 싸늘하게 말했다. “저 사람 일반인이 아니야.” 그게 그가 아까 해변가에 쓰러져 있는 혼혈남을 보고도 바로 나서지 않았던 이유였다. 저런 인간을 곁에 두고 있으면 골치 아픈 일이 생기기 십상이니까. 유하연도 물론 알고 있었지만, 눈앞에서 누군가 죽어가는 걸 외면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후에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구한 거였다. 아마도 하늘이 그들을 도와준 건지, 그날 오후, 마침내 구조대가 도착했다. “유 대표님!” “도련님!” 곽하린과 문상훈이 배에서 뛰어내리더니, 두 사람을 보자마자 흥분하며 더 이상 포커페이스를 유지하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에 유하연과 유도경은 동시에 안도하며 크게 숨을 내쉬었다. 서로 눈을 마주친 순간, 그들은 모두 상대방이 드디어 안심했음을 알 수 있었다. 유하연과 유도경 모두 더는 이런 목욕 한 번 못 하고, 물도 제대로 못 마시는 생활을 버틸 수가 없었다. 생선이 맛있긴 해도 하루 세 끼를 탄수화물 하나 없이 생선만 먹자니 몸에서 생선 비린내가 나는 것만 같았다. 곽하린과 문상훈은 이딴 황폐한 곳에서 1분 1초도 더 있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얼른 자기 상사와 도련님을 데리고 집에 돌아가고 싶었다. 배에 오르는 순간, 유하연이 뒤늦게 뭔가를 떠올렸다. “우리 뭐 까먹은 거 없어?” “그 혼혈남.” 이에 유도경이 입을 열었다. 그제야 유하연은 기억나서 이마를 ‘탁’ 쳤다. 사실 잊어버린 게 이상한 건 아니었다. 혼혈남이 워낙 존재감이 없었으니까 말이다. 벙어리라서 며칠 동안 말도 안 하고, 또 성격도 음침해 이 무인도의 바위처럼 존재감이 없어서 쉽게 까먹을 수밖에 없었다. “가서 좀 찾아봐. 데려가게.” 유하연은 이미 살려줬으니 섬을 벗어나는 거까지 도와줄 생각이었다. 혼자 섬에 두면 그 혼혈남은 며칠도 못 버티고 갈매기 밥이 될 게 뻔했기 때문이다. 다만 끝까지 책임질 의무는 없으므로 육지에 도착해서는 헤어질 생각이었다. 혼혈남도 그들과 계속 엮이려는 의도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곽하린과 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