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윤정후는 윤시혁 옆에 서서 팔짱을 끼고 비웃듯이 말했다. 여러 남자에게 둘러싸인 임수아를 바라보며 윤시혁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그의 감정은 전혀 드러나지 않았고 입술 사이로는 무관심한 말이 흘러나왔다. “내 알 바 아니야.” “시혁아, 정후야.” 이때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윤미가 서은채를 휠체어에 태우고 그들을 향해 오고 있었다. “은채 누나, 오늘 정말 아름다우시네요.” 윤정후는 웃으며 말했다. 서은채는 입을 가리며 웃다가 윤정후를 흘겨보았다. “너 정말 말재주가 좋아.” “이건 사실대로 말한 거예요. 안 믿으면 형님께 물어보세요.” 윤정후는 윤시혁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형, 맞지?” 윤시혁은 입꼬리를 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윤정후는 웃었다. “보세요! 은채 누나, 저 거짓말 안 했죠?” “알았어, 알았어.” 서은채도 즐거운 미소를 지었다. “정후야, 형부랑 무슨 이야기 하고 있었어?” 이때 서윤미가 물었다. “임수아 이야기 중이었어!” 윤정후는 턱으로 임수아가 있는 쪽을 가리켰다. 시선을 따라가자 화려하게 빛나고 있는 임수아를 본 서은채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임수아는 정말 많이 변했다. 서윤미는 경멸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유부녀가 되고서도 남자들 사이에서 막 돌아다니니, 체통도 없고 경박하기 짝이 없네요!” “윤미야, 그렇게 말하지 마.” 서은채가 말렸다. 서윤미는 눈을 흘기며 말했다. “왜? 내가 틀린 말 한 거 없잖아. 본래 그런 사람이야. 저기 웃는 꼴 좀 봐, 분명 남자들에게 둘러싸인 걸 즐기고 있는 거야. 정말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그녀의 말이 끝나기 전에 맞은편에 서 있던 윤시혁이 갑자기 그녀를 향해 눈을 부릅떴다. 그 한 번의 시선은 차갑고 날카로웠다. 서윤미의 다음 말은 목구멍에서 막혀버렸다. 그녀의 얼굴은 순간 하얗게 질렸고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다. 이 장면을 본 서은채의 동공이 흔들렸다. 그녀가 어떻게 분위기를 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