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화

“황 PD가 너를 찾아가 테스트를 부탁했을 때 사실 그 사람들은 원래 네게 큰 기대를 하지 않았어. 네가 오랫동안 은퇴 상태였으니 다시 나설지도 미지수였고. 게다가 네가 잘 해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지. 하지만 테스트 결과가 그렇게 좋을 줄은 몰랐던 거야. 그 사람들 완전히 놀랐어.” “네가 이미 완벽한 실력을 보여줬는데 누가 그다음 후보를 선택하겠어?” 여기까지 말한 안욱진은 냉소를 흘렸다. “[안개꽃] 측이 임현지를 거절하자 임현우가 마음속으로 불만을 품었지. 그래서 유의성 앞에 가서 일부러 이런 말을 한 거야, 너를 곤란하게 만들려고. 만약 이 때문에 네가 더빙을 못 한다면 본인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겠지.” 강미래는 참지 못하고 눈을 흘겼다. “임현우는 양녀 임현지를 위해 정말 간과 쓸개까지 내놓을 모양이네.” 안욱진이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임현지는 [안개꽃] 더빙을 못 하게 되었지만 임현우는 임현지를 「[여남전]」에 배치해 여주인공 더빙을 하게 했어.” 이 말을 들은 임수아는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눈빛에는 복잡한 감정이 스쳤다. 임현우는 줄곧 임현지를 아껴줬다. 임수아의 기분이 가라앉은 것을 본 안욱진은 급히 다가와 임수아를 달래주었다. “슬퍼하지 마, 수아야. 어쨌든 임현우는 달빛청음이 너라는 걸 모르잖아! 만약 알았다면 절대로 이런 일을 하지 않았을 거야.” “맞아! 어쨌든 넌 친사촌 동생이잖아.” 강미래도 고개를 끄덕이며 안욱진의 말에 동의했지만 임수아는 입술을 삐죽 내밀며 웃음만 지었다. 임현우는 설사 달빛청음이 임수아라는 것을 안다고 해도 절대로 그녀 편을 들어주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임현우와의 사이가 줄곧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됐어, 이런 이야기는 그만하고 자! 술이나 마시자!” 급히 화제를 돌린 강미래는 말을 마치자마자 두 사람의 컵에 술을 따르기 시작했다. “자! 건배!” 오랜만에 만난 세 사람인지라 정말 마음껏 마셨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들 취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마셔! 멈추지 말고 다, 계속 마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