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화

하하... 그러니까 그날, 임수아는 그들의 대화를 다 듣지 못했던 것이다. 윤시혁은 그녀와 이혼하겠다고 약속했을 뿐만 아니라... 서은채와 결혼하겠다고도 약속했던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한 임수아는 순간 주변 공기마저 모두 옅어지는 것 같았다. 가슴이 쓰리고 아팠지만 이내 다시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일이 아닌가? 서윤미를 바라본 임수아는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시혁 씨와 이혼할지 말지, 언제 이혼할지는 우리의 문제예요. 그쪽과는 상관없어요.” 말을 마친 뒤 자리를 뜨려고 했지만 서윤미가 갑자기 임수아의 손을 잡아당겼다. 서윤미가 자신의 손을 잡은 것을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본 임수아가 입을 열었다. “이거 놔요!” 서윤미가 임수아를 노려보며 협박했다. “임수아 씨! 경고하는데... 선우 씨에게서 떨어져! 내 남자야!” “그쪽 남자? 하하...” 이 말을 들은 임수아는 웃음을 터뜨리더니 서윤미를 내려다보며 비웃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내가 가서 강선우 씨에게 물어볼까요? 본인이 정말로 서윤미 씨의 남자인지?” “뭐라고요!” 안색이 확 변한 서윤미가 이를 악물고 사나운 표정으로 말했다. “임수아 씨는 다른 커플 사이에 끼는 걸 정말 좋아하나 봐요? 우리 언니 남편을 빼앗은 것도 모자라 이제는 내 남자까지 넘보다니요? 뻔뻔한 것도 정도가 있지!” 그 말에 안색이 어두워진 임수아는 싸늘한 시선으로 서윤미를 응시하며 얼어붙은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입 조심해요!” 서윤미는 팔짱을 낀 채 도발하는 듯한 눈빛으로 임수아를 바라보았다. “왜요? 내 말이 틀렸나요? 하하... 하긴, 부모에게 버려져 보육원에서 자란 사람에게 예의가 있을 리 없지. 이걸 뭐라고 하더라? 아! 아비는 있어도 어미는 없다고 했었나? 아악...!!” 서윤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뺨을 때리는 소리가 들렸다. ‘찰싹!’하는 소리와 함께 서윤미는 반쪽 얼굴이 마비되었다. 멍해진 서윤미는 얼굴을 감싸 쥔 채 임수아를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았다. “감... 감히 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