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화

임수아의 말을 들은 윤시혁의 얼굴은 완전히 어두워졌다. 그는 갑자기 비웃듯이 코웃음을 치며 임수아를 바라보았다. 그의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가 어려있었다. “그런 걱정은 필요 없어. 내가 말하려던 건 할머니께 전화 한 통 해서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해야 한다는 거였어. 그래야 할머니께서 걱정하지 않으시지.” 임수아는 여전히 무덤덤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알고 있어요.” 윤시혁은 차를 세우지 않고 바로 방향을 틀어 미드나이트로 향했다. 윤시혁은 자신의 이상한 행동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고 임수아도 묻지 않았다. 가는 내내, 두 사람은 한 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미드나이트 입구에 차를 세우고 나서야 윤시혁은 불쾌한 어조로 임수아에게 경고했다. “술은 마시지 마.” 그는 잠시 멈추었다가 한마디 덧붙였다. “안 그랬다가는 내가 곤란해지니까.” 임수아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며 가볍게 입꼬리를 올렸다. “시혁 씨, 안심하세요. 제가 정말 취했다 해도 시혁 씨와는 멀리 떨어져 있을 거니까요.” 말을 마친 임수아는 윤시혁이 대답하기도 전에 차 문을 열고 내렸다. 떠나가는 임수아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윤시혁의 얼굴은 무시무시할 정도로 어두워졌다. 그의 가슴 속에 이유 모를 불길이 타오르는 것 같았다. 한참을 침묵하던 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윤정후와 고태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미드나이트로 와라.] ... 서씨 가문. 서윤미는 서은채를 방으로 데려다주며 욕을 내뱉었다. “저 남지희이라는 년! 뭔 일이든 꼭 끼어들어서 정말 짜증 나!” 곁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서은채의 표정이 많이 일그러졌다. “언니, 무슨 생각해?” 서윤미가 물었다. “하유민에 대해 생각 중이야.” 잠깐의 침묵이 지난 뒤 서은채가 말을 이었다. “너도 봤겠지만, 하유민은 남지희에게 완전히 당하고 있어. 남지희가 있는 한, 하유민이 나와 시혁을 도와주기는 어려울 거야.” 이 말에 서윤미도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맞아! 하유민은 남지희의 오빠를 좋아하는데 그 남씨 가문 도련님은 유명한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