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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장

신지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난 괜찮은데 넌 그러다 들키지 않아?” “아니, 아빠랑 새엄마는 오늘 동생 데리고 놀러 가서 집에는 나 혼자 있어. 절대 안 들켜!” 강민아는 웃으며 재빨리 술을 훔쳐 왔다. “자, 건배.” “건배.” 두 사람은 함께 잔을 들어 부딪쳤다. 신지수는 아빠와 새엄마가 왜 동생만 데리고 놀러 나가고 그녀는 집에 혼자 두었는지 강민아에게 묻지 않았다. 강민아가 신씨 저택의 아가씨인 신지수가 왜 이 명절날 혼자 있는지 묻지 않는 것처럼.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술을 마셨다.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하는 것 같았다. 얼얼한 매운탕과 알코올이 몇 도인지도 모를 술을 마시며 따뜻한 방에는 음식 냄새와 함께 은은한 꽃향기가 퍼졌다. 창밖에서는 불꽃놀이 소리가 계속되고 때때로 시끄러운 텔레비전 소리도 들려왔다. 두 사람은 실컷 먹고 마시다가 서서히 취기가 올라온 강민아가 트림하며 신지수에게 물었다. “신지수, 넌 지금 가장 원하는 게 뭐야?” 가장 원하는 것? 신지수는 잠시 멈칫하더니 불현듯 누군가의 얼굴이 떠올랐다. 신지수는 고개를 저으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돈과 권력, 원하는 것 전부.” “하하하, 그건 누구나 원하는 거 아니야?” 거듭 크게 웃던 강민아는 취한 탓인지 의자 위에 뛰어올라 한 손을 높게 들고 소리쳤다. “난 배를 탈 거야. 바다의 끝이 어떤 모습인지 보고 싶으니까.” 신지수는 고개를 들고 웃었다. 가스를 끄자 보글보글 끓던 매운탕도 서서히 평온함을 되찾았다. 강민아도 의자에서 뛰어내려 한 잔 더 마시고는 얼굴이 빨개지고 술에 취해 비틀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2초도 지나지 않아 바닥에 쓰러졌다. 신지수는 어쩔 수 없이 그녀를 침실로 옮겨주었다. 다행히 신지수가 세 들어 사는 집은 방 2개짜리 아파트였다. 강민아를 내려놓은 신지수가 나가서 식탁을 치우려는데 갑자기 술에 취해 눈도 뜨지 못하는 강민아가 그녀의 손을 붙잡고 중얼거렸다. “나는 정복할 거야, 우주와 바다를.” “그래, 그래. 정복해, 정복해.” 신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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