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63장

송성일의 말은 얼핏 들으면 용도연을 생각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협박투성이였다. 여자의 처녀성으로 협박을 하는 송성일은 교양도 없고 예의도 없는 정말 최악의 인간이었다. 용도연은 용태희가 그녀의 머리를 꽉 잡아줘서 망정이지 아니면 진작 일어나 송성일의 뺨을 내리쳤을 것이다. 이제껏 누군가에게 이런 저급한 협박은 받아본 적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용도연은 이내 용태희의 말을 떠올리고 꾹 참았다. 송성일은 용도연이 가만히 있자 자신의 말이 먹힌 줄 알고 바로 목소리 톤을 부끄럽게 바꿨다. “도연 씨, 사실 나 줄곧 도연 씨 좋아했어요. 이렇게 된 건 유감이지만 저에게 한번 기회를 줘보는 거 어때요?” 송진성도 진지한 얼굴로 옆에서 거들었다. “만약 아들놈이 제대로 못 하면 그때는 제가 대신 무릎 꿇고 사과하겠습니다.” 김현영도 손까지 올리며 맹세했다. “성일이 엄마로서 저도 맹세할게요. 절대 도연 씨 서운하게 만들 일 없게 할게요.” “됐으니 그쯤 하세요.” 용태희가 입을 열었다. “저는 대단한 맹세를 바라는 게 아니에요. 그저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건지 그 방법이 듣고 싶은 것뿐이에요. 이제껏 한 번도 이런 수모를 겪은 적이 없는 애인데 어떻게 하실 거예요?” 용태희가 용도연의 등을 토닥이며 송씨 일가를 추궁했다. 지금은 송씨 가문과 협력하는 게 맞지만 그렇다고 먼저 수그리고 들어가는 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용태희는 세게 나가며 세 사람의 반응을 보았다. 그러자 세 사람이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송성일이 먼저 입을 열었다. “지금 이 상황을 해결하려면 저희가 그럴만한 관계라는 게 밝혀지면 됩니다.” “그럴만한 관계라뇨?” “연인관계요. 저희가 연인이 되면 잠자리 영상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영상을 퍼다 나른 사람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있고요. 그렇게 되면 영상을 올리는 사람도 서서히 사라지겠죠.” 그 말에 용태희는 일리 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용도연의 등을 두드렸다. “도연아, 지금 상황으로는 이게 최선의 선택인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