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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장

덕분에 신이서는 마음을 놓고 의사가 있던 사무실로 갔다. 의사는 신이서 어머니의 상태가 그나마 안정적이라고 했지만 수술 위험은 여전히 높다고 하면서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알려줬다. 걱정되지 않는다는 건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신이서는 수술도 해보지 않으면 어머니는 죽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의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신이서는 병원을 나섰다. 돌아가는 길에도 그녀는 머리가 복잡했지만 잊지 않고 서지안에게 문자를 보냈다. [지안아, 잘 되고 있어?] [지안아, 이상하다고 생각하면 얼른 나와.] [알았어, 알았어.] 서지안은 대충 대답한 뒤로 더 이상 답장하지 않았다. 신이서는 그런 서지안을 보며 입을 삐쭉였다. 하지만 곧 성인이니 알아서 하겠거니 생각했다. 신이서는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신발장 위에 정연하게 놓여있던 송서림의 신발을 보게 되었다. 송서림은 슈트를 입은 채 브라운색 소파 위에 다리를 꼬고 앉아있었다. 그는 마치 포스터 속에서 보던 나른하고 위험한 남자 주인공 같았다. 덕분에 거실에 알 수 없는 고귀함이 감돌았다. 신이서는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뭐 봐?" 송서림이 휴대폰을 내려놓고 신이서를 한 눈 바라봤다. "아니에요, 오 호텔 일 서림 씨한테 영향 준 거 아니죠?" 신이서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돌리며 화제를 전환했다. "아니." "다행이네요." 신이서도 그 말을 듣곤 마음을 놓았다. "회사는? 누가 난감하게 했어?" 송서림은 그 말을 뱉자마자 미간을 찌푸렸다, 자신은 왜 이 여자를 걱정하고 있는 건지. "아니요, 하지만... 서림 씨, 그 남자 해고당한 거 알아요?" 신이서가 웃으며 물었다. 그녀는 송서림이 그저 예의상 물어봤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참지 못하고 그에게 말했다. "몰라." 송서림은 관심이 없었다, 데이비드를 그렇게 만든 건 바로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그 대답을 끝으로 화제가 끝난 줄 알았지만 예상외로 신이서가 가방을 내려놓더니 대답하게 송서림 옆에 앉았다. "서림 씨, 저도 제가 끝났다고 생각했거든요, 어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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