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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2장

탁지훈이 여유롭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아니 뭐,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거지.” 허태윤이 무감하게 코웃음을 쳤다. “몇 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하네, 애인 있는 여자한테 유독 관심있어 하는 건.” 그 말에 고연화가 화들짝 놀라며 탁지훈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으음? 아저씨 저게 무슨 말이지? 애인 있는 여자한테만 접근하는게 벌써 한 두번이 아니라는 건가? 정작 당사자인 탁지훈은 무안한 기색 하나 없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난 그런 말도 안 되는 취미는 없어 태윤아. 전에 있었던 그 일은 나도 피동적으로 당한 쪽이었다니까, 나 믿어 줘야지.” 전에 있었던 그 일? 무슨 일? 무슨 일! 호기심에 그득 찬 고연화는 탁지훈과 허태윤을 번걸아 보며 당최 무슨 일인지를 알아내고 싶어 했다. 당한 쪽이라는 탁지훈의 말에 허태윤은 굳이 까발리기도 싫다는 듯 계속해서 아이에게 죽을 먹여주고 있었다. 대답을 받아내지 못한 탁지훈이 여우같은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는 도발하듯 말했다. “그런데 말이야, 이번엔 나도 숨기진 않으려고. 네 와이프 좋아한다는 거.” 고연화가 방금 입에 넣은 우유를 겨우겨우 목구멍으로 넘겼다. “케켁!” 미친 거 아니야 탁지훈? 줄곧 덤덤하던 허태윤이 아니꼽다는 눈빛으로 탁지훈을 바라봤다. “감히 내 와이프를 건드려?” “뭘 그렇게 흥분해? 태윤이 너 그렇게 자신 없는 애도 아니잖아, 설마 내가 연화 씨 낚아채 갈까 봐 무서운 거야?” 고개를 휙 돌린 허태윤은 호기심에 가득 차 있는 고연화를 보며 확신에 차 말했다. “낚아채 가는게 그리 쉽진 않을 텐데. 지훈아, 친구로서 조언해 주는 건데 그런 식으로 떠보면서 나 시험하려 들지 마.” 그 말에 탁지훈이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 너희 셋이 한 번도 날 친구로 여긴 적이 있던가?” 너희 셋? 아마 허태윤, 여택과 육경배를 일컫는 말이겠지? 더 궁금해진 고연화는 눈을 반짝거리며 이어지는 대답을 기다렸다. 허나 애석하게도 허태윤은 침묵을 유지하며 딱히 탁지훈의 말에 부정을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즉 세 사람이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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