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70장

“내가 답을 정한 건지, 네가 계속 거짓말만 하는 건지.” 더는 얘기 나눌 것도 없다 여긴 강준영이 담담하게 쏘아붙였다. 인정할 생각이 없다면 무슨 말을 해도 소용 없지. “아니! 난 아니야, 네가 날 안 믿어서 그래! 네가 서수연한테 홀랑 넘어가서 그래!” 아직도 제게 덮어씌울 궁리만 임지혜를 보더니 서수연도 미간을 구겼다. “임지혜, 다시 한번 나 모욕하면 명예 훼손으로 고소할 줄 알아! 인정할 건 너지!” 차분하기만 한 서수연의 태도가 임지혜를 더욱 분노케 만들었다. “야 네가 뭔데,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죄를 인정해? 내가 넣은 거 아니라고 했잖아! 서수연, 연기 그만하지? 분명 네가 한 사이즈 큰 옷으로 사다가 사람들 안 보는 틈에 내 가방에 넣은 거면서!” 서수연은 팔짱을 척 끼고 미쳐 날뛰는 임지혜를 조용히 쳐다보기만 했다. 곧 있으면 결백이 증명될 듯하다. 연기하기로 마음 먹은 날부터 그녀의 목표는 오로지 촬영에 성실히 임하자는 것 뿐이었다. 그보다 강준영의 사모님 역할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는 것도 안다.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건 줄곧 임지혜 아니던가. 서수연이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여기지만 그녀가 없어도 강씨 집안에선 임지혜를 며느리 삼지 않을 거다. 이젠 더 이상 말도 안 되는 변명으로만 일관하는 임지혜를 믿어줄 사람이 없다. 딱 한 사람, 안경녀만 빼고. 임지혜는 서수연보다 인지도도 훨씬 높은데, 행여 또다른 일이 생기면 오늘 같이 편 들어준 자신을 다시 기억해 줄지도 모른다. “다들 서수연한테 놀아나지 마, 지혜 언니 질투해서 일부러 함정 판 거잖아.” 누군가 눈쌀을 찌푸리며 나서서 물었다. “넌 임 배우랑 무슨 사이길래 그렇게 감싸고 돌아? 너도 공범이야?” 여자가 멋쩍게 안경을 들어 올렸다. “무슨 소리야 그게? 가만히 나한테 왜 뒤집어 씌워? 난 그냥 네들 하는 꼴이 한심해서 우리 지혜 언니 믿어주는 거지.” “하, 우린 증거 있는 쪽을 믿을 뿐이야. 여기 있는 사람들이 다 너처럼 한심해 보여?” 안경녀도 이해가 안 되긴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