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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7장

어르신은 그런 손자를 거들떠 보지도 않고 또다시 고연화에게 물었다. “우리 연화 씨는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되지?” 고연화가 차를 홀짝 마시며 대답했다. “올해로 스무살 됐습니다.” “스무살! 딱 좋네!” 고개를 끄덕이시던 어르신이 한껏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남자친구 없지? 할아버지 여기 마침 잘나가는 놈 하나 있는데 연화 씨한테 소개시켜줄까?” “저 그게......” “부끄러워 할거 없어! 한 살이라도 더 어릴때 남자친구 만나야지! 나이 들면 잘난것들은 다 뺏어가고 이상한것들만 남는다니까!” 허태윤이 어두워진 얼굴로 곁에 있는 애송이를 힐끗 쳐다봤다. 생각지도 못했다. 어르신이 고연화를 불러세운게 다름 아닌 남자친구를 소개해주려는 것이었다는건...... “내 생명의 은인인데 절대 덜떨어진 놈은 소개 안 시켜주지! 할아버지 친구 손자가 음악인이야, 한마디로 말하면 연예인이지! 잘 생기고 노래도 잘 부르고 춤도 잘 추고! 할아버지가 어릴때부터 쭉 봐오던 앤데 착해! 우리 연화 씨가 평생을 함께해도 될만큼!” 고연화가 완곡히 거절하려던 찰나, 어르신이 소위 연예인이라 불리는 그 남자의 이름을 말했다. “하지성이라고 꽤나 인기도 있는 놈이야. 못 믿겠으면 검색해봐! 사진, 동영상도 많고 얼마나 잘 생겼는데!” 하지성이라는 말에 고연화가 눈을 반짝이며 한껏 높아진 목소리톤으로 되물었다. “어르신, 하지성이라고요? 버닝 밴드 메일보컬 하지성 말씀이세요?” “그래그래! 버닝 밴드 맞아! 어때, 이제 알겠지?” 그럼, 알다마다. 한 평생 롤모델로 삼은 사람이라곤 단 두 사람, 해커 지창과 하지성이다. 지창은 기술 측면의 숭배감이라 쳐도 하지성은 거의 학창시절 전반을 아울러 고독한 고연화에게 힘이 돼준 빛같은 존잰데...... “어르신, 저 진짜 하지성 만날수 있어요?” “그럼! 남자친구로 소개해주는 거라니까! 어때?” “어......” 미처 대답을 하기도 전에 곁에서 한기 섞인 헛기침 소리가 들려온다. 허태윤이 목청을 가다듬으며 꽤나 불만스러운 눈빛으로 고연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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