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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장

가죽옷을 입은 청년의 말을 들은 백주영의 안색은 카멜레온처럼 여러번 변했다. 복잡한 표정으로 이지아를 쳐다보던 백주영은 결국 부하들을 데리고 떠났다. 룸 안의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한참 후 제일 먼저 정신을 차린 이석진이 이지아를 가리키며 욕설을 퍼부었다. “멍청이! 네가 한 짓거리 때문에 우리 모두 화를 입게 생겼어.” “바보, 능력도 없으면서 양 대표님 부하 앞에서 허세를 부리다니?” “잠시 후 양 대표님께서 화를 내면 네가 다 책임져야 해. 알겠어?” 룸 안의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맞장구를 쳤다. “맞아! 네가 바보짓을 했을 뿐 우리랑은 상관이 없어.” 룸 안의 사람들이 이지아를 비난할 때 룸 문이 다시 열리며 밖에서 아까보다 더 많은사람이 들어왔다. 열 명이 넘는 검은 색 옷을 입은 경호원이 앞장섰고 그 뒤에는 엄숙해 보이는 양호민이 들어왔다. 이석진과 조규리는 자기도 모르게 가슴을 폈고 룸에 있는 기타 손님들도 모두 일어서서 양호민을 바라보았다. 이석진은 이지아 때문에 연루되기 싫었다. 양호민을 본 그는 즉시 이지아와의 관계를 분명히 했다. “양 대표님, 저희는 이지아와 친하지 않아요. 모두 이지아가 한 일이지 우리와는 상관이 없어요.” 하지만 양호민은 이석진을 보지도 않은 채 직접 이지아 앞으로 다가가더니 그녀가 화낼까 봐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지아 씨, 죄송해요. 여기서 식사하시는 줄 몰랐어요. 제가 부하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서 미안해요.” 양호민이 말이 끝나자 룸 안에는 갑자기 정적이 흘렀는데 이석진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은동시에 멍해졌다. ‘이, 이게 무슨 상황이지?’ 화를 내며 이지아를 내쫓기기는커녕 오히려 고개를 숙여 사과하다니? 하지만 이보다 더욱 믿을 수 없는 일이 뒤따를 줄은 아무도 몰랐다. 양호민의 말을 들은 이지아가 천천히 고개를 들며 차분하게 귀띔해주었다. “상장회사의 대표님인데 조폭 두목처럼 굴지 마세요. 지하세력에 대한 윗분들의 태도를 모르세요?” 진주에서 지하세력을 휘어잡고 있는 가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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