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18장

"우채림 씨." 우채림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눈앞에 차분하고 여유 있는 표정의 서하윤을 보자 그녀는 불현듯 자신이 너무 초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하루 종일 넋을 잃고 있었으니 지금쯤이면 얼굴빛도 형편없고 아주 보기 안 좋을 것이다. “이렇게 불쑥 찾아와서 정말 죄송해요. 하지만 오늘 출근하자마자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았어요. 이유는 알기에 사모님께 기회를 부탁드리고 싶어요." 우채림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서하윤은 잠시 멍해졌다. ‘해고?’ 문득 차은우의 말이 떠올랐다. 생각을 정리한 그녀는 우채림을 바라보며 말했다. "기회요?"’ "네, 제가 품어선 안 될 감정을 품어서 회장님께서 저를 불쾌하게 느끼셨고 그래서 해고됐어요. 사모님께서 용서해 주시고 회장님께 한마디만 해주시면 전 계속 청하그룹에서 일할 수 있어요. 앞으론 정말 열심히 일할 거고 다시는 그런 마음 갖지 않을게요." 우채림은 매우 간절한 태도였다. 서하윤이 대답했다. “그건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네요. 우리 부부는 서로의 업무에 간섭하지 않고 서로의 결정을 존중해요. 우채림씨가 절 찾아온 건 잘못된 선택이 되겠군요. 문제가 있다면 청하그룹 내부에서 직접 협의하세요.” 말을 마친 서하윤은 시간을 확인했다. 퇴근까지 10분 남았다. 우채림의 얼굴이 굳어졌다. “사모님. 사실은 회장님이 다른 여자를 좋아하게 되실까 봐 신경 쓰이는 거 아닌가요? 그렇지 않았다면 회장님께 그 일을 일러바치진 않았겠죠.” 그녀는 억울하고 화가 났다. ‘이 여자 왜 그리 거만한 걸까. 딱 한 마디면 되는 일을... 그 한마디면 난 계속 회사에 남을 수 있는데.’ 서하윤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더니 휴게실 밖의 동료에게 말했다. "보안팀 좀 불러주세요." 그리고 다시 우채림을 바라봤다. "이제 가세요." 우채림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 일자리가 저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사모님은 모르실 거예요. 이걸 잃으면 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해요. 하지만 그러기에 저에겐 시간이 없어요. 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