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화
강진혁은 그 자리에서 굳어 섰다.
손에 들고 있던 꽃이 바닥에 떨어지며 소리가 났다.
아래층 가사도우미 방에서 자던 가사도우미가 놀라 뛰어나왔다.
“강 대표님, 오늘 돌아오셨어요?”
강진혁의 미간이 짧게 찌푸려졌다.
이 말투는 여전히 귀에 거슬렸다.
“여기가 내 집인데 제가 돌아오면 안 됩니까?”
가사도우미는 급히 손사래를 쳤다.
“그게 아니라... 요즘 거의 안 돌아오셔서요. 미리 알았으면 불이라도 켜뒀을 텐데요.”
“사모님은 어디 계시죠?”
강진혁은 몸을 굽혀 꽃을 주웠다.
표정은 이미 평정을 되찾은 듯했지만, 방금 전의 불안은 착각이 아니었다.
“사모님은 며칠 전에 테티아 쪽 다녀오신 뒤로, 돌아오자마자 짐 챙겨서 나가셨어요. 그리고 강 대표님이 사모님께 먼저 사과하면 그때 돌아오겠다고 하셨어요.”
강진혁의 눈썹이 더 깊게 구겨졌다.
입가에는 짧은 비웃음이 스쳤다.
강진혁은 그저 쓸데없는 걱정을 한 셈이었다.
그녀의 집, 그녀의 재산, 그녀의 인맥, 최소아의 모든 기반이 이곳에 있었기 때문에 떠날 이유가 없었다.
예전에도 이런 집 나가기 연기는 드물지 않았다.
그 역시 이번에도 관심을 끌기 위한 행동이라고 판단했다.
“제가 다녀간 건 말하지 마세요.”
문을 나서던 강진혁은 갑자기 멈춰 서서 가사도우미를 돌아봤다.
“이 꽃, 화병에 꽂아두세요. 거실 테이블 위에요. 눈에 잘 띄는 자리로요.”
그러고는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났다.
며칠 동안 그는 회사에 머물렀고 집에는 가지 않았다.
그 사이 유지아는 점점 욕심을 드러냈다.
성광구 집이 ‘답답하고 낡았다’며, 바로 센트럴의 200평대 고급 주택을 새로 사달라고 조르질 않나 은행 본표를 들고 카지노에 갔다가 지면 가사도우미들을 때려대질 않나... 사랑은 헌신이었지만, 무조건적인 헌신은 아니었다.
특히 상대가 먹는 모양새가 너무 추한 여자라면 더더욱 그랬다.
아무리 함께 큰 유지아라도, 강진혁은 도박에 빠져가는 여자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회의 중, 비서가 보고를 마치자 강진혁은 관자놀이를 짚었다.
“지유 카드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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