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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우리 그냥 친구로 지내요

권해나는 말없이 앉아 있었고 유연준이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럼 넌 어떻게 하고 싶은데?” “전 그냥 우리가 평범한 친구로 지냈으면 좋겠어요.” “알겠어.” 유연준은 그녀의 머리 위에 커다란 손을 올려 다정하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네가 원하는 대로 할게.” 그러나 그의 따뜻한 표정이 오히려 권해나의 마음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그런 그녀를 보며 유연준은 덤덤하게 이어갔다. “너만 마음이 편하다면 난 뭐든 괜찮아. 다 맞춰줄 수 있어.” “유 대표님...” “그런 표정 짓지 마. 우리 친구잖아?” 그는 장난스럽게 권해나의 볼을 살짝 꼬집으며 미소를 지었다. “네가 행복해야 나도 행복하지.” ... 집에 돌아온 권해나는 곧장 자기 방으로 들어가 도지수에게 전화를 걸었고 오늘 있었던 일을 털어놓았다. “뭐? 진짜 그렇게 말했다고?” 도지수는 깜짝 놀랐다. “응...” 권해나는 시무룩했다. “야, 그게 고백이랑 뭐가 달라! 내가 뭐랬어, 그 사람이 분명 널 좋아한다니까!” “그런데 난 아직도 도저히 믿기지 않아.” 권해나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하아... 나도 모르겠어, 어떻게 해야 할지.” “뭘 고민해. 넌 속지만 않으면 돼. 설령 너희가 그냥 친구로 지낸다고 해도 너희 부모님이 뭐라고 하실 수 없잖아.” 도지수가 그녀를 달래며 말했다. “그러니까 괜히 머리 아프게 굴지 마. 알았지? 자기야.” “응... 알겠어.” 권해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말이야, 지금 내가 더 미치겠다니까.” “왜? 무슨 일 있어?” 도지수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툴툴거렸다. “내가 전에 장은재 시나리오를 하나 받았잖아. 지금 그걸로 촬영하고 있는데 진짜 문제가 한두 개가 아니야. 대본을 계속 고쳐대는데 처음 버전보다 훨씬 별로야. 첫 버전은 네가 도와서 완성한 거였잖아. 솔직히 그때가 제일 좋았어. 내가 괜히 수락했지. 위약금만 안 비쌌으면 당장 때려치웠어.” 권해나의 미간이 좁혀졌다. “걔가 그랬다고?” “그렇다니까. 나도 이젠 내가 괜히 찍는 거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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