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화 집요한 구애자
말을 마친 김청자는 권해나를 부드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해나야, 잘했어.”
“감사합니다, 할머니.”
“너를 위해 축하 연회를 열 거야. 이미 예약했어. 네 디자이너들과 함께 식사하러 가자.”
김청자가 말했다.
“네, 할머니. 할머니도 함께 가시나요?”
“나는 안 가도 돼. 내가 가면 너희들이 편하게 먹지 못할 거야.”
김청자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너희들은 어서 가. 배고프겠다.”
권해나는 씁쓸하면서도 따뜻한 마음을 안고 고개를 끄덕인 뒤 자리에서 일어나 떠났다.
임무원이 곧바로 웃으며 말했다.
“해나야, 많이 먹어. 이제 디자인 부서는 너에게 맡길 거야. 네가 있으니 아버지도 마음이 놓일 거야.”
권해나는 무덤덤하게 네 하고 대답하고는 방을 나갔다.
“내 친딸이니 분명 뛰어날 줄 알았어. 피아노의 대가일 뿐만 아니라 디자인 천재이기도 하다니!”
임무원이 웃으며 말했다.
권해나의 여러 재능을 떠올린 채진숙은 자랑스러운 마음도 들었다.
“뭐가 뛰어난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임씨 가문의 딸이야. 너희들이 분간을 못 하면 언젠가 후회할 날이 올 거야.”
김청자는 차갑게 이 말을 남기고 떠났다.
임무원이 채진숙을 돌아보며 말했다.
“해나와 잘 지내라고 했잖아. 대체 뭘 한 거야?”
“어떻게 잘 지내지 않았겠어요. 그냥 해나 태도가 너무 냉담했을 뿐이에요!”
채진숙은 억울한 듯 말했다.
“나도 어쨌든 해나 엄마인데 딸한테 굽신거릴 순 없잖아요?”
“다 한 식구인데 너무 그렇게 따지지 마. 당신이 잘 대해주면 해나도 잘하지 않겠어?”
임무원은 안타까워하며 말했다.
“지금 관계를 잘 구축하지 않으면 나중에 회사를 물려받은 뒤 우리 말을 들을 것 같아?”
“알겠어요.”
채진숙은 이렇게 대답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어쨌든 권해나는 자신의 딸인 만큼 그녀가 회사를 물려받든 자신이 물려받은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싶었다.
두 사람은 함께 자리를 떴다. 임무원은 회사로 향했고 채진숙은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러다가 한 호텔 앞에서 익숙한 두 사람의 모습을 발견했다.
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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