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6화 임하늘의 자뻑
그들은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김청자는 아침을 먹던 중 권해나와 임하늘이 들어오는 걸 보자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임하늘은 환하게 웃었지만 눈빛만큼은 차갑게 빛났다.
“할머니, 요즘 건강은 좀 어떠세요?”
“괜찮다.”
김청자는 담담히 대답했다.
“다행이네요. 그렇게 건강하시다니... 굳이 선생님을 모셔 수술하실 필요도 없겠네요.”
임하늘은 미소를 지었지만 말끝에는 날이 서 있었다. 김청자가 흔들리길 기대한 것이었다.
수술을 거부하면 김청자는 목숨이 위험해진다.
임하늘은 어제 파티에서 당한 모욕의 대가를 뼈저리게 치르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김청자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오히려 태연하게 임하늘을 힐끗 보고는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시 수저를 들었다.
곁에 있던 도우미가 비웃었다.
“하늘 아가씨... 아니, 이제 임씨 가문과 인연이 끊겼으니 이름으로 부를게요. 임하늘 씨, 여기까지 와서 하실 말씀이 고작 이겁니까?”
임하늘은 눈을 붉히며 맞섰다.
“당연히 아니죠. 저는 할머니를 구하러 온 거예요!”
“어제 파티에서 할머니가 절 그렇게 망신주셔서 제 선생님이 크게 화를 내셨어요. 할머니가 직접 해명하셔야 해요. 어제 일은 농담이었다고... 그래야 수술을 고려하신대요.”
“난 그럴 생각 없다. 가라.”
김청자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
임수찬이 한 걸음 나섰다.
“할머니, 왜 그렇게 고집을 피우세요?”
그 순간 임수찬은 눈앞에 펼쳐질 상황을 계산했다.
할머니가 굳이 해명하면 권해나는 임씨 가문을 더 증오할 것이다.
그러면 자신이 권해나에게 다가갈 기회도 줄어들고 한유라와 연결될 길도 끊기게 된다.
임수찬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임하늘을 바라봤다.
“하늘아, 이미 벌어진 일이야. 할머니가 해명하신다 해도 믿어줄 사람은 거의 없을 거야.”
임하늘은 잠시 입술을 깨물다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해명 안 하셔도 돼요. 하지만 할머니, 선생님이 수술을 해주시려면... 조건이 있어요.”
김청자의 눈썹이 미세하게 꿈틀거렸다.
“조건이라니?”
임하늘은 숨을 깊게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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