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8화 도를 넘은 행위
석유준의 눈빛에 서려 있던 오만함과 기세등등함이 한풀 꺾였다. 그의 낯빛이 점차 차갑게 식어갔다. 그러다 석유준은 문득 다시 비릿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참, 권해나. 내가 너한테 말하지 않은 게 하나 있는 것 같네.”
권해나는 말없이 석유준을 응시했다.
석유준은 커다란 잔 하나를 꺼내 그녀의 앞에 내려놓더니 눈썹을 치켜올렸다.
“권해나, 내가 말한 한 잔에 200억이라는 건 이 잔을 두고 한 말이야. 네가 마신 그 작은 잔들은 무효고.”
말을 마친 그는 권해나의 아름답고도 차분한 얼굴을 감상하듯 훑었다.
권해나의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았다. 어조는 여전히 평온을 유지하고 있었다.
“석유준, 정말 이렇게까지 하겠다는 거야?”
이유 모를 불안감이 석유준의 가슴을 스치고 지나갔다.
대체 무엇이 두렵단 말인가, 그는 속으로 자신을 비웃었다.
권해나는 일개 양녀일 뿐이고 지금 이렇게 술자리에 불려 나와 접대하고 있는 처지라면 임씨 가문을 떠난 뒤 권씨 가문에서도 그녀를 내놓은 자식 취급을 한다는 뜻이었다.
만약 돈이 궁했다면 권씨 가문이나 유연준이 가만있지 않았을 텐데 현실은 전혀 달랐다.
지금의 권해나는 그저 아무런 뒷배도 없는 외톨이일 뿐이니 두려워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그런 작은 잔으로 다들 마셔대면 금방 파산하지 않겠어?”
석유준은 싱글벙글 웃으며 권해나를 바라보았다. 어떻게든 권해나를 자극해 차가운 그녀의 얼굴이 무너지고 그녀가 고통에 몸부림치는 꼴을 보고야 말겠다는 심산이었다.
권해나는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술기운 탓인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비틀거리자 석유준이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감싸려 했다. 그러나 권해나는 냉정하게 그 손을 뿌리쳤다.
석유준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석유준, 지난번에 네가 나를 상대로 수작 부렸을 때 무슨 일이 생겼는지 벌써 잊은 건 아니겠지.”
석유준의 눈빛이 순식간에 변하며 험악해졌다.
“네가 감히 그 일을 입에 담아?”
“그때 그렇게 당하고도 정신을 못 차리고 또 이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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