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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1화 사모님 감사합니다

권해나가 눈살을 찌푸렸다. “여주인공은 이미 정해졌어. 지금 바꿀 수는 없어.” “아니, 역할은 도지수 씨가 계속하고 내 분량만 늘려서 여주인공으로 만들어주면 안 돼? 초반엔 나쁜 역할이지만 나중에 개과천선해도 되잖아. 요즘 드라마 보면 다 그렇게 찍던데.” 양하정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며 기대에 찬 눈빛으로 권해나를 바라보았다. 동시에 권해나의 팔을 흔들며 애교를 부렸다. “언니가 대본에도 참여했다고 들었는데 해줄 수 있잖아. 우린 가족이니까! 난 다른 작품도 거절하고 언니에게 힘 보태주려고 온 거야.” 권해나는 자기 손을 빼냈다. “미안해, 하정아. 안 돼.” 그녀의 단호한 태도에 양하정의 얼굴이 갑자기 일그러졌다. “언니, 우린 가족이잖아. 내가 성공하면 언니한테도 좋은 거야! 밖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를 캐스팅하려는지 알아? 난 언니를 위해 이렇게까지 희생했는데!” 권해나는 잠시 침묵했다. “하정아, 난 너한테 희생을 바란 적 없어.” 양하정은 더 화가 나서 발을 굴렀다. “언니, 너무해! 날 사촌 동생으로 생각하지도 않네. 하긴, 애초에 내 친언니도 아니잖아. 난 몰라, 어떻게든 내 분량 늘려줘. 안 그러면 이모한테 얘기할 거야.” 그녀가 말하는 이모는 남수희였다. 양하정은 말을 마치자마자 달려갔고 권해나는 머리가 지끈거려 이마를 짚었다. 촬영장으로 돌아왔을 때 도지수는 그녀의 표정이 이상한 걸 보고 다가와 물었다. “양하정이 뭐라고 했어?” “분량 늘려달라고 하더라.” 권해나의 대답에 도지수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유현진이 먼저 반대했다. “권해나 씨, 절대 안 됩니다. 지금 대본은 한 글자도 흐트러짐 없이 완벽한데 절대 건드릴 수 없습니다.” 유현진은 권해나를 바라보며 눈빛에 간절한 부탁을 담았다. 감독으로서 그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이 본인 작품이었다. 완벽주의 성향 덕분에 수많은 히트작이 탄생할 수 있었다. 양하정 때문에 훌륭한 대본이 평범해져 버리는 건 견딜 수 없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잘 해결할게요.” “권해나 씨,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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