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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기회

권해나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확실히 좋은 방법이네요.” “그래서 네 대답은?” 유연준의 시선이 그녀를 꿰뚫을 것 같았다. “아직은 좀 이르죠. 만약 대표님이 좋아하는 사람이 끝내 마음을 받아주지 않고 그때까지 저도 결혼할 만한 상대가 없으면 다시 진지하게 생각해 볼게요.” 권해나가 진지하게 말하자 유연준의 눈빛은 한층 짙어졌다. “기다릴게.” 그리고 나서 그는 방을 나섰고 권해나는 직접 문 앞까지 배웅했다. ... 다음 날. 권해나는 부모님과 함께 아침 식사를 마친 뒤 곧바로 입찰에 참여할 프로젝트 부지를 직접 둘러보러 나갔다. 셋이 하루 종일 돌아다닌 후 권해나는 멋진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회전식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았는데 서강시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었다. “해나는 여전히 안목이 좋아.” 권재호가 흡족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점찍은 위치가 확실히 최적지야.” “그렇다면 이 프로젝트는 우리가 전력을 다해 붙어야겠죠.” “그래, 그러자!” 권재호도 힘주어 대답했다. 세 사람의 분위기는 화목했다. 그런데 조금 떨어진 엘리베이터 앞에서 오주원과 조혜원이 함께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오주원은 식당 안쪽을 힐끗 보다가 눈이 휘둥그레졌다. “왜 그래, 자기야?” 조혜원이 물었다. 그런데 오주원의 시선을 따라가자 창가 자리에 압도적인 아우라를 풍기는 한 부부가 권해나와 나란히 앉아 있는게 아니겠는가. 조혜원은 숨을 삼키며 입을 막았다. ‘설마 저 두 분이 권 대표님 부부인가?’ “우리 가서 인사라도 드려야 할까?” 오주원은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괜히 방해하지 말자.” 조혜원도 수긍했지만 눈길은 계속 그쪽을 향했다. 잠시 후 두 사람은 자리에 앉았고 그때 오주원의 휴대폰이 진동했는데 화면을 본 그는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또 임하늘이야?” 조혜원이 물었다. “응. 계속 나랑 협력하자고 달라붙네.” 오주원의 말투는 차가웠다. “그런 사람은 상대하지 마. 귀찮기만 하지.” 조혜원도 질색하며 말했다. 그래서 오주원은 전화를 끊어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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