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화 도대체 왜 협력해야 하죠?
‘저 두 분이 권 대표님과 사모님인가?’
임무원과 채진숙도 서강시에서 돈 좀 있는 사람으로 통하지만 막상 이렇게 나란히 비교가 되니 한없이 초라해 보일 뿐이었다.
임하늘의 심장은 더욱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녀는 급히 거울을 확인하며 머리카락과 옷매무새를 다듬은 뒤 곧장 웨이터에게 무언가를 주문했다.
그 시각 남수희는 권해나의 접시에 살뜰히 반찬을 덜어주고 있었고 권해나는 휴대폰으로 들어온 메시지를 확인하다가 말했다.
“엄마, 아빠. 저희 팀에 있는 디자이너가 급히 저한테 할 말이 있다고 하네요. 잠깐 나가서 전화 좀 받고 올게요.”
“그래, 다녀와.”
남수희는 다정하게 웃으며 권해나를 바라봤다.
그런데 권해나가 자리를 뜬 지 오래되지 않아 웨이터가 디저트를 들고 와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저희가 주문한 게 아닌데요?”
남수희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아, 저쪽 손님께서 보내신 겁니다.”
웨이터가 고개를 돌리자 멀찍이 하얀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손짓하고 있었다. 맑고 청순해 보이는 외모였지만 남수희는 본능적으로 미간을 좁혔다.
잠시 후 임하늘이 다가왔고 목소리는 한껏 부드럽게 깔려 있었다.
“안녕하세요, 권 대표님, 사모님. 저는 서임 그룹의 임하늘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우연히 뵙게 될 줄이야. 늘 서임 그룹을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임하늘? 임씨 가문의 가짜 딸 아니야?’
남수희의 표정이 갑자기 싸늘하게 굳어졌다. 바로 이 여자가 권해나를 괴롭혔던 당사자라는 사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반면 권재호는 수많은 풍파를 겪은 사람답게 표정에 일말의 흔들림도 없었다.
“우리 부부를 어떻게 알아본 거죠?”
“아, 아까 오 대표님 여자 친구가 화장실에서 통화를 하더라고요. 두 분이 이 자리에서 가장 기품 있는 분들이라고 해서 금방 알아봤습니다.”
임하늘은 능청스럽게 아부를 덧붙였다.
“그래서 무슨 일로 오셨죠?”
권재호는 차갑게 물었다.
보이지 않는 압박감이 사방에서 쏟아져 들어왔고 임하늘은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이게 최상위 재벌가에서 풍기는 위압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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