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경찰은 육정훈의 눈에 비친 광기에 가까운 절망과 다급함에 압도되어 무의식적으로 대답했다.
“새벽 한 시에 도성 병원에서 사망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육정훈은 마치 온몸의 힘이 한순간에 빠져나간 것처럼 경찰의 팔을 움켜쥐고 있던 손을 와락 놓아버렸다.
육정훈의 얼굴은 핏기가 전부 사라졌으며 입술이 파르르 떨렸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 순간 육정훈은 갑자기 고개를 홱 돌리더니 앞을 가로막는 사람들을 거칠게 밀치며 한달음에 연회장을 뛰쳐나갔다.
주차장으로 비틀거리며 달려가 차 문을 열고 시동을 걸자 엔진이 비명을 지르듯 울부짖었다.
차는 붉은빛을 번쩍이며 활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도성 병원 방향으로 질주했다.
도성 병원 B2층 시신 안치실의 싸늘한 공기 속에는 포르말린과 죽음의 냄새가 섞여 있었다. 창백한 빛만이 비치는 그곳은 생명을 잃은 자들만이 머무는 차갑고 무정한 공간이다.
차는 거의 부딪히다시피 시신 안치실 바로 앞에 세워졌다.
육정훈은 비틀거리며 차에서 뛰어내려 철문을 밀어젖히고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곧 진문철과 이정희도 혼이 빠진 얼굴로 도착했으며 진기준도 뒤이어 달려왔다.
하얀 천이 차가운 금속 침대 위 작은 체구의 실루엣을 덮고 있었다.
진문철이 떨리는 손짓으로 신호를 보내자 직원이 조심스레 천을 들어 올렸다.
진서인은 평온한 얼굴로 조용히 그곳에 누워 있었다.
몸은 기형이 될 정도로 깡말랐고 얼굴은 투명할 정도로 하얬으며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조용히 두 눈을 감고 있는 진서인의 얼굴은 비현실적으로 고요했다.
심지어 마치 오랜 고통에서 벗어난 사람처럼 조금은 편안한 안도감이 스쳐 있었다.
살아 있을 때 진서인에게 드리웠던 모욕, 고통, 절망, 억울함, 그 모든 것이 이제는 바람처럼 사라진 듯했다.
그러나 진서인의 오른손에는 붕대가 여러 겹으로 감겨 있음에도 핏물이 여전히 배어있었다.
그리고 뼈와 가죽만 남은 듯 앙상한 몸은 진서인이 마지막 날들에 어떤 비인간적인 고통을 견뎌냈는지 증언하고 있었다.
“서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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