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증거 봉투 안에는 조그마한 은색 볼펜 녹음기가 하나 들어 있었다.
순간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은 불길한 예감에 휩싸였다.
경찰이 천천히 재생 버튼을 누르자 바람과 물소리가 뒤섞인 소음이 들려왔다. 그리고 곧 절망적이지만 결연한 진서인의 거의 죽어가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 목소리는 희미하고 끊어졌지만 한 글자 한 글자 모두 날카롭게 들렸다.
“나는... 죽더라도... 너희한테... 더럽혀지진 않아... 진명화... 귀신이 돼서도 절대... 널 용서하지 않아...”
이어서 음성 배경이 병원 응급실의 혼잡한 소음으로 바뀌더니 간호사의 다급한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진 회장님, 진 사모님! 방금 강에서 투신한 환자가 응급으로 실려 왔는데 암 말기 환자라 상태가 매우 위독합니다! 그 환자의 수술에 반드시 이 과장님께서 집도해 주셔야 하는데 이 과장님께서 지금 여기 계셔서요... 혹시...”
곧 극도로 차갑고 성가신, 심지어 혐오가 섞인 이정희의 목소리가 녹음기에 또렷하게 녹음되어 있었다.
“암 말기인데 강에 뛰어들었다고요? 그런 사람을 뭐 하러 살려요? 가족들한테 위자금이나 10억 줘요! 어차피 곧 죽을 사람인데 살려내봤자 오히려 더 고통스럽기만 하잖아요! 그리고 내 딸이 가장 중요해요! 모든 선생님들은 우리 명화한테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여기 남아야 해요!”
“딸깍.”
녹음된 내용이 다 재생되자 시신 안치실의 한기가 더 깊어졌다. 아무도 크게 숨을 쉬지 못했으며 그렇게 한동안 정적과 함께 가슴이 찢기는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흑흑!”
자신이 했던 잔인한 말을 듣고 난 이정희는 눈앞이 까매지더니 피를 토하면서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안 돼! 그런 게 아니야! 그땐... 미처 몰랐어! 서인이가... 내 친딸이라는 걸 몰랐다고!”
진문철은 절규하며 쓰러진 아내를 붙잡았지만 그 자신도 금방 무너질 것처럼 비틀거렸다.
진기준은 바닥에 주저앉아 울 힘조차 잃은 채 텅 빈 눈으로 허공만 바라보았다.
육정훈은 이정희의 음성이 녹음기에서 흘러나온 순간 갑자기 고개를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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