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한때 진씨 집안의 보물이라 불리며 온갖 영광을 누리던 진명화는 하룻밤 사이에 죄수로 전락해 깊은 나락으로 처참히 떨어졌다.
진기준은 진명화가 경찰에 이송되기 전에 마지막으로 그녀를 만나러 갔다.
구치소 안에서 진명화는 예전의 오만함과 기세는 온데간데없고 얼굴은 초췌하며 눈빛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진기준은 철창을 사이에 두고 감정이라고는 전혀 없는 얼음 같은 눈으로 마치 죽은 사람을 바라보듯 진명화를 바라보았다.
진기준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뼛속까지 얼릴 만큼 차가웠다.
“진명화, 진씨 집안 딸이라는 신분 없이 감옥에서 네가 과연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아? 너도 곧 서인이가 겪었던 고통을 겪게 될 거야.”
그 말을 들은 진명화는 부들부들 떨며 얼굴에서 핏기가 싹 사라지고 눈 속에는 절망과 공포만이 가득했다.
진명화를 처리했다고 해서 고통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육정훈에게 있어서 진짜 지옥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육정훈은 육씨 집안의 모든 인맥과 힘을 총동원해 진서인이 생전에 겪었던 모든 일을 미친 듯이 조사하기 시작했다.
진서인이 마지막 날들을 어떻게 보냈는지, 얼마나 큰 고통을 견뎠는지 알아야만 했다.
육정훈은 진서인의 위암을 진료했던 주치의를 찾아내 그녀의 위암 말기 진단서를 확인했다. 환자 상황이 안 좋으며 생존 기간이 길어서 한 달이라고 적힌 잔인한 문구에 육정훈은 겨우 붙들고 있던 이성이 완전히 무너져 버렸다.
육정훈은 얇은 종이 한 장을 들고 있으면서도 손이 바람 속 낙엽처럼 떨렸다.
진서인을 마지막으로 봤을 때 그녀가 섬뜩할 만큼 담담한 말투로 기다리지 못할 것 같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점점 더 말라가던 몸과 창백해지던 얼굴도 떠올랐다. 그리고 마지막 시기 육정훈이 단순히 심술이라고 착각했던 삶을 포기한 듯한 표정도 떠올랐다.
알고 보니 진서인은 심술을 부린 게 아니라 정말로 기다릴 수 없었던 것이다.
진서인은 생명의 마지막 순간에 가족에게 배신당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속고, 모든 것을 조금씩 빼앗기면서 혼자서 죽음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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