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장례가 끝났지만 진씨 집안 내부의 붕괴는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진서인이 친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이정희가 가장 먼저 무너졌다. 그녀가 직접 얼음장 같은 물속에 밀어 넣고, 손톱을 뽑게 하고, 살려봐야 헛수고라면서 차갑게 외면했던 양녀가 알고 보니 친혈육이었다.
이 잔혹한 진실은 날카로운 칼처럼 이정희의 정신을 끊임없이 갈기갈기 찢었다.
결국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이정희는 완전히 무너져 시내에서 가장 비싼 사설 요양원에 입원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환경도 산산이 부서진 마음을 붙잡아주지는 못했다.
이정희는 하루 종일 진서인의 어둡고 비좁은 방에서 발견된 낡은 잠옷 한 벌을 끌어안은 채 방구석에 웅크리고 있었다.
어떤 때는 잘못했다는 말만 반복하며 통곡했고 또 어떤 때는 아무도 없는 허공에 대고 웃으면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서인이 착하지. 엄마가 새 옷 사줄게. 명화야, 아니, 서인아. 엄마가 왔어.”
요양사들이 다가오려 하면 놀란 토끼처럼 비명을 지르며 뒷걸음질 쳤다. 그러고는 잠옷을 품에 끌어안은 채 두 팔을 절대 풀지 않았다. 마치 그것이 이정희에게 남은 세상과의 마지막 연결인 것처럼 말이다.
진문철 역시 하룻밤 사이에 머리가 하얗게 세고 허리도 구부정해졌다.
회사의 모든 업무를 진기준에게 떠넘긴 진문철은 텅 빈 껍데기처럼 하루하루를 버텼다. 그러고는 이른 새벽마다 혼자 차를 몰아 딸을 삼켜버린 그 강가로 향했다.
그렇게 매일 양복 대신 낡은 회색 점퍼 하나만 걸친 채 차가운 제방 위에 앉아 종일 강물을 바라보았다.
끝없이 흐르는 강물 속에서 진문철은 진서인이 몸을 던지던 마지막 순간의 뒷모습밖에 볼 수 없었다. 진문철은 강물을 향해 쉰 목소리로 죄인처럼 참회했다.
“서인아... 이 아비가 사람이 아니었다... 내가 정녕 미친 게지. 춥지 않니? 물속은 많이 추울 텐데. 네가 좋아하던 밤 케이크를 사 왔으니까... 좀 먹어봐...”
진문철은 마치 딸이 와서 먹어줄 것처럼 미리 사둬서 이미 굳어버린 밤 케이크를 조심스럽게 강가의 돌 위에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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