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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병원 건물 아래에서 육정훈과 진기준은 막 차에서 내리고 있었다. 육정훈은 살짝 미간을 찌푸린 채 진기준에게 말했다. “기준아, 부모님 좀 설득해 봐. 지금 서인이에 대한 반감이 큰 건 알지만 그래도 저렇게까지 하는 건 아니잖아.” 육정훈은 잠시 말을 멈추더니 약간 짜증을 드러내며 말을 이어갔다. “근데 서인이는 왜 자꾸 명화를 자극하는 거야? 괜히 일을 더 키우기만 하잖아.” 진기준은 한숨을 내쉬며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이번엔 서인이가 정말 지나쳤어. 너도 시간 있을 때 좀 말해줘. 딱 2년만 더 참으라고. 너랑 결혼하게 되면 다 괜찮아질 테니까.” 그러고는 차에서 정갈한 포장 박스를 꺼내 육정훈에게 건넸다. “이건 서인이가 제일 좋아하는 밤 케이크야. 이따 네가 위로하는 척하면서 가져가. 절대 내가 샀다고 말하지 말고.” 두 사람이 이제 막 차에서 내려 병원 입구로 향하려는데 갑자기 눈앞의 차에서 큰 충격음이 들려왔다. 높은 곳에서 떨어진 누군가가 끔찍한 소리와 함께 그들의 검은색 고급 승용차 보닛 위로 추락한 것이다. 육정훈과 진기준은 갑자기 발생한 상황에 큰 충격을 받았다. 보닛 위에서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숨이 끊어질 듯 위태로운 사람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둘은 얼굴이 종잇장처럼 새하얗게 질렸다. “서인아!” “서인아!” 둘은 동시에 울부짖음에 가까운 절규를 터뜨리며 미친 듯이 달려갔다. 의식을 완전히 잃기 직전 진서인의 흐릿해진 시야에 들어온 건 두 사람의 공포와 믿을 수 없다는 표정뿐이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땐 코를 찌르는 더 짙은 소독약 냄새와 온몸을 찢는 듯한 통증이 진서인을 덮쳤다. 그리고 침대 주변에는 부모님, 진명화, 진기준, 그리고 얼굴이 새파래진 육정훈까지 서 있었다. “서인아, 깼어? 왜 갑자기 뛰어내린 거야?” 이정희는 눈살을 찌푸린 채 걱정보다는 의문과 비난이 훨씬 더 많은 말투로 물었다. 진서인은 힘겹게 눈을 뜨고 가면처럼 가식적인 얼굴들을 바라보며 약하지만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진명화가... 남자 몇 명을 데리고 와서... 저를 병실에서... 모욕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뛰어내린 거예요...” “뭐!” 진문철의 분노는 곧 진서인을 향했다. “진서인! 네가 잘못을 깨닫고 부끄러워서 뛰어내린 줄 알았는데 이딴 꾀를 부리면서 명화를 모함해? 명화한테 신장을 주게 했다고 우릴 원망하는 거야?” 이정희도 날카롭게 소리쳤다. “우린 널 십몇 년이나 키웠어! 최고로 좋은 걸 먹고 입게 해줬잖아! 명화가 돌아왔는데도 널 안 내쫓은 걸 고맙게 생각해야지! 어디 감히 추잡스러운 수작으로 명화를 모함해? 너 정말 속이 시커먼 애구나!” “아니에요... 제가 말한 건 다 사실이에요...” 진서인의 항변은 너무나 약해서 작은 바람에도 쉽게 꺼질 듯했다. “아직도 발뺌해? 제대로 혼내주지 않으면 정신을 못 차리겠네!” 진문철은 얼굴이 일그러진 채 옆의 의료진에게 고함쳤다. “전기 충격기 가져와요! 정신 똑바로 들게 해줘야겠어요!” “안 돼요!” 진기준과 육정훈이 동시에 소리쳤다. “한 번만 더 나를 막아서면 당장 이 집에서 쫓아낼 거야!” 진문철은 이미 완전히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가운 금속 전극 패치가 진서인의 피부에 닿았다. “악!” 순간적으로 강력한 전류가 온몸을 휘몰아치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이 진서인의 몸을 들썩이게 했다. 몸은 마치 물에서 꺼낸 물고기처럼 뒤틀리고 입에서는 미약한 신음만 겨우 새어 나왔다. 몇 차례 전기 충격이 가해지자 진서인은 망가진 인형처럼 축 늘어져 호흡마저 희미해졌다. 진기준은 침대 곁으로 다가가 처참할 정도로 망가진 동생을 보며 복잡한 눈빛으로 낮게 말했다. “서인아, 네가 더 이상 명화를 해치지만 않는다면 아빠, 엄마도 이렇게까지 하진 않을 거야.” 마치 영혼이 완전히 빠져나간 빈 껍데기처럼 침대에 누워 있는 진서인은 이제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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