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강청연이 작게 중얼거렸지만 김신재는 그 소리를 놓치지 않았다.
과거에 강청연을 속여 하룻밤을 함께 보낸 것은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택한 행동이었다.
‘아이가 깃들면 웬만해선 그 아이의 아비에게 칼을 들지 못할 테지...’
김신재는 그 한 가닥 가능성에 기대어 강청연의 몸을 건드린 것이었다.
지금처럼 강청연이 스스로 목욕을 한 상황이라면, 훗날 회임 여부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김신재에게 돌릴 수는 없을 터였다.
그는 한 걸음 다가서며 입꼬리를 올렸다.
“혹시 몰라서 드리는 말씀인데, 마마께 충성스러운 봉사를 몇 번 더 드려도 괜찮습니다.”
강청연은 그를 노려보았다.
“네가 무슨 천하의 절세 미남이라도 되는 줄 아느냐. 아주 버릇이 붙었구나.”
그러나 김신재는 진심이었다.
살아오며 이토록 고결하고 눈부신 여인은 처음이었다. 고운 얼굴, 말투, 기품, 그 어느 하나 빠짐없이 마음을 뒤흔들었다.
게다가 한 번 품에 안긴 뒤로는 그 몸의 향과 온기까지도 잊히질 않았다.
솔직히 말해 몇 번이 아니라 몇백 번을 품는다 해도 질릴 리 없었다.
그저 눈앞에 있기만 해도 자꾸만 손이 가고 시선이 멎는 여인, 인간 세상에 이런 여인이 또 있을까 싶었다.
“마마께서 원치 않으신다면야 당연히 물러나야지요. 암암리에 도모하던 계책도 접어야겠고요.”
“계책? 뭔 소리느냐?”
강청연이 미간을 좁히며 물었다.
김신재는 조심스레 몸을 기울였다.
입술이 강청연의 귓가에 닿을 듯 말 듯, 말을 뱉는 숨결이 그대로 닿았다.
강청연도 피하지 않았다.
뜨거운 기운이 닿는 걸 알면서도 귓불이 붉게 물들어가는 걸 애써 감췄다.
“겉으론 길을 닦는 듯 속으론 샛길을 트는 것입니다. 마마의 뱃속에 아이를 심는 일 말이지요. 남들은 마마 친정 쪽의 사내를 아비로 알게 될 것이니 겉으로 드러날 일도, 계획이 어그러질 일도 없습니다. 이 일을 아는 이는 청연 마마와 저뿐입니다.”
김신재가 그렇게 말하고는 강청연의 얼굴을 가까이서 살폈다. 머리카락 끝에서 은은히 풍기는 향내가 코끝을 간질였다.
강청연은 속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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