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1화
박지훈의 문 앞에서 갑자기 익숙한 두 사람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시선은 본능적으로 그쪽으로 향했다.
몇 초 후 성유리의 방문 앞에서 양아현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진우 씨, 방 앞이야. 정신 좀 차려...”
성유리의 심장은 목구멍에서 튀어나올 것 같았다.
‘양아현이 또 박진우를 돌려보낸 건가? 아이들이 있어서 함부로 못 한 걸까?’
“내가 도와줄까?”
박지훈의 말에 정신을 차린 성유리는 본능적으로 옆의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그의 차가운 눈동자에 평소 보기 힘들었던 광기 어린 기운이 서려 있음을 발견했다.
성유리는 이해하지 못했다.
“네?”
“너희들 이혼, 이렇게 질질 끄는 게 보기 싫어서.”
성유리의 목을 잡고 있던 박지훈의 손이 갑자기 그녀의 얼굴로 향했다.
“내가 조금 도와줄까?”
성유리는 점점 더 미친 듯이 뛰는 심장을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이내 불안감이 갑자기 솟구쳤다.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나더니 양아현의 목소리가 들렸다.
“성유리 씨, 안에 있죠? 진우 씨 좀 부축해 안으로 들여보내 줘요!”
바로 그 순간, 남자의 입술이 성유리의 입술을 덮었다.
성유리는 머릿속이 완전히 백지상태가 되었다.
눈이 휘둥그레진 성유리는 큰 충격에 도저히 이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
박지훈이... 그녀에게 먼저 키스를 했다.
전의 두 번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박지훈이 먼저 한 행동이었다.
눈을 감고 부드럽게 그녀에게 키스를 하는 박지훈은 심지어 혀까지 넣으려고 시도했다.
온몸에 전율이 느껴진 성유리는 다리가 풀려 서 있기조차 힘들었다.
하지만 박지훈이 주는 느낌은 성유리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묘한 감정이었다.
그러나 문이 열린 순간 갑자기 정신이 든 성유리는 빠르게 손을 뻗어 앞의 남자를 밀어내려 했다.
“성유리.”
“어디 갔지?”
박진우를 부축하며 방안을 들어온 양아현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발코니의 통유리창은 커튼이 반쯤 처져 있었기에 안에서는 밖의 상황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미세한 움직임이 양아현의 주의를 끌었다.
발소리가 천천히 가까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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