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0화
뜻밖에 핸드폰 화면에 ‘박진우’라는 이름이 떠올랐다.
그는 오늘 밤 아마 정란 별장에 머물고 있을 것이다.
옆방에서는 지금까지 한 번도 움직임이 없었다. 이 상황이 오히려 다행이었다.
내일 아침 눈을 떴을 때 그와 마주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니까.
전화가 계속 울렸지만 그녀는 받지 않았다. 두 번 울린 뒤 상대방이 전화를 끊었다.
성유리는 천천히 눈을 감고 잠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이미 일곱 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었고 세수를 마친 뒤 문 밖에서 조심스러운 노크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자 정영준이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성유리 씨, 대표님께서 병원으로 모시라고 하셨어요. 지금 출발해도 될까요?”
가정부도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이 시간은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고 이동하기에 가장 좋은 때였다.
“네.”
성유리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와 함께 밖으로 나섰다.
차에 올라탄 그녀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앞좌석을 바라보며 물었다.
“박 대표님은 같이 안 가시나요?”
정영준이 답했다.
“대표님은 오전에는 별장에서 떠나지 않으실 거래요. 점심때 다시 데리러 오라고 하셨어요.”
그가 그렇게 말하며 차를 출발시켰다.
“네. 알겠어요.”
성유리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
두 사람은 거의 말을 하지 않은 채 개인병원에 도착했고 정영준은 곧바로 차를 몰고 자리를 떠났다.
성유리가 병원 안으로 들어서자 접수대 앞에 서 있던 진무열과 눈이 마주쳤다.
그는 조용히 턱으로 맞은편 진료실을 가리켰다.
그가 가리킨 쪽을 바라보자 익숙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양아현이었다.
“유리 씨, 좋은 아침이에요.”
성유리는 재빨리 다가가 물었다.
“여긴 어떻게 오셨어요?”
양아현은 부드럽게 말했다.
“어제 유리 씨가 몸이 안 좋다고 해서요. 오늘 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길이라 일부러 얼굴 보러 왔어요.”
양아현은 성유리를 이리저리 살피며 뭔가를 찾는 듯 눈길을 주었다.
그리고 이내 시선이 성유리의 목덜미에 멈췄다.
성유리가 말문을 열기도 전에 양아현은 놀란 표정으로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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