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2화
귓가에 닿은 남자의 거친 숨소리에 그녀의 심장은 거세게 뛰었다. 처음의 저항에서 마지막의 굴복까지 고작 1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남자의 입술이 그녀의 새하얀 목으로 내려왔을 때 성유리는 비로소 자신이 얼마나 위험한 일을 하고 있는지 깨달았다. 정신을 차리자마자 그녀는 치맛자락을 탐하는 그의 손을 붙잡고 흐트러진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박지훈 씨, 우리 지금 무슨 사이예요? 전 당신에게 대체 뭐죠?”
“이미 말했잖아. 네가 원하기만 한다면 언제든 내 곁으로 올 수 있다고.”
박지훈의 두 눈에는 욕망이 서렸다.
“원하는 건 뭐든 줄 수 있어.”
성유리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던 건 아니다. 특히 이런 순간에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이혼도 하지 않았고, 스스로 진창 속에 빠져 있는데 어떻게 그를 그 속으로 끌어들일 수 있겠는가.
게다가 그의 마음에는 이미 다른 사람이 있다. 한 번 바보 같은 짓을 했더라도 절대 두 번은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제가 원하는 건 지훈 씨가 줄 수 없어요.”
성유리는 고개를 저으며 다시금 그를 밀어냈다.
박지훈이 더 말하려는 순간 1층에서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리 이모, 우리 왔어요!”
성유리는 자신의 치맛자락을 정돈하며 담담하게 말했다.
“아림이 돌아왔네요. 내려가서 보시죠. 애를 보려고 온 거 아니었어요?”
“성유리.”
박지훈은 미간을 갑자기 찌푸리며 말했다. 어두운 그의 눈빛에 알 수 없는 감정이 서려 있었다.
“너 진짜 모르는 거야, 아니면 일부러 모른 척하는 거야?”
성유리는 자기도 모르게 치맛자락 양옆에 놓인 손을 꽉 쥐었다. 그의 뜻을 이해하지 못한 건 아니었지만 그냥 믿고 싶지 않았다.
“전 정말 모르겠어요.”
성유리의 목소리는 차갑고 무거웠다.
박지훈은 다시 그녀에게 다가가 한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받들더니, 그녀의 귀 쪽으로 입을 가까이 댔다.
“이혼 문제는 내가 나서서 도와줄까?”
말 속의 뜻은 분명했다. 그는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 순간 성유리의 마음은 복잡하기 그지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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