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8화
성유리의 심장이 갑자기 목구멍까지 튀어나올 것 같았다.
만약 저녁 식사를 남아 하겠다고 한다면 분명 박지훈과 마주치게 될 것이라
그녀는 망설임 없이 거절했다.
“괜찮아요. 저녁에 다른 일이 있어서요."
진은주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다가 성유리가 밖으로 나가는 것을 보고 급히 따라나섰다.
성유리가 계단을 내려가려던 순간 뒤에서 진은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리야.”
성유리는 소리에 깜짝 멈춰 서서 뒤를 돌아보았다.
“무슨 일이세요?”
“따라와. 몇 마디 할 말이 있어...”
진은주는 말을 끝내기도 전에 긴 복도 끝쪽으로 걸어갔다.
성유리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속으로는 불길한 예감이 일었지만 몇 초간 망설인 끝에 결국 진은주의 뒤를 따랐다.
두 사람은 복도 끝 창가에 서 있었지만 아무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
마침내 진은주가 침묵을 깨뜨렸다.
“유리야, 너 도련님이랑은 무슨 사이야?”
그 말에 성유리의 심장은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머릿속으로 언제 실수로 흔적을 남겼는지 되새겨 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곧 그런 생각을 부정했다.
그녀는 최대한 침착하게 말했다.
“둘째 작은 사모님, 무슨 말씀 하시는 거예요? 박지훈 씨와 제 관계라면 작은아버지와 조카며느리 관계 말고 또 뭐가 있겠어요?”
“그날 네가 도련님과 함께 진우의 방에서 나오는 걸 봤어.”
진은주의 얼굴이 극도로 어두워졌다.
“설명해야 하는 거 아니야?”
성유리는 마음속으로 무거운 돌을 내려놓는 기분이 들었다.
그 장면을 본 게 전부였다.
그들이 키스하거나 더 과격한 장면을 목격한 게 아니라는 점이 참 다행이었다...
성유리는 솔직하게 털어놓을 생각이었다.
“그날 진우 씨와 말다툼이 있었어요. 진우 씨가 방 안에서 저에게 폭력을 행사했어요. 계속 제 목을 조르는데 작은아버님이 말리셨어요. 작은아버님은 제 상황이 걱정되어서 저를 보러 들어오신 것 같아요.”
진은주는 그녀의 말을 듣고 눈빛이 더욱 어두워졌다.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은 여전히 의심을 품고 있는 듯했는데 그녀의 말을 그다지 믿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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