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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화

손가락으로 꼽아 보니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방건우는 그녀가 커가는 걸 봐왔고, 항상 그녀를 여동생처럼 생각했다.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마치 아이를 보는 듯 다정하기만 했다. “가자, 가서 옥을 보여주고 오늘 저녁 같이 밥 먹으러 가자. 마침 근처에 새로운 맛집 거리가 생겼는데 네가 좋아할 거야...” 방건우는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러운 표정을 지었다. 성유리는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선배 말대로 해요.” 방건우가 사는 집은 여전히 할아버지가 강주시에 있던 그 별장인 히든 빌라였다. 문패에 적힌 네 글자는 여전히 예전과 다름없이 매우 익숙했다. “옆 방을 네가 쓸 수 있도록 정리해 놨어. 거기서 자면 돼. 거기에 테라스도 있는데 오늘 날씨가 좋으니 아마 밤에는 별도 볼 수 있을 거야.” 방건우의 말에 성유리의 생각은 순식간에 옛날로 돌아갔다. 지나간 장면들이 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르며 할아버지가 생각나 코끝이 찡해졌다. 방건우는 그녀의 이상함을 눈치챘는지 손을 뻗어 다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됐어. 과거 일은 생각하지 마. 우리 그만 들어가자.” 성유리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따라 들어갔다. 하지만 그들은 이 모든 행동이 이미 멀리 떨어진 휴대폰에 선명하게 기록되고 있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성유리는 옥을 본 후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바로 내가 원하던 거예요. 여기 있을 줄 알았어요.” 방건우는 탁자에 기대어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 “이 옥으로 뭘 고치려고? 그것 때문에 멀리까지 나를 찾아온 거야? 박진우 물건이야?” ‘박진우’라는 세 글자를 듣자 성유리는 덤덤하게 고개를 저었다. 잠시 후, 그녀는 가볍게 대답했다. “박진우랑 이미 이혼 절차를 밟고 있어요.” 성유리가 감옥에 갇혔을 때 방건우는 알고 있었다. 온갖 수단을 동원했지만 그녀를 보석으로 석방할 수 없었고, 심지어 수년 동안 그녀의 얼굴조차 볼 수 없었다. “네가 누명을 쓴 걸 알아. 그래서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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