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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화

특히 새벽에 둘 사이에 오갔던 그 아련한 순간들과 그가 마음속에 또 다른 누군가를 품고 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박진우와 다를 게 뭐람? 역시 박씨 가문에는 좋은 놈이 하나도 없네.’ 남자는 죽어서야 비로소 진정한 순정남이 되나 보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리 누나, 그 남자가 또 왔어요...” 성유리가 환자가 없는 틈을 타 휴게실에서 쉬고 있었는데 문밖에서 진무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름을 말하지 않았지만 성유리는 듣자마자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진무열이 박진우를 좋아하지 않는 건 대부분 그녀 때문이었다. 그에 대한 호칭이 ‘박진우'에서 ‘전남편분'으로 바뀌더니, 이제는 아예 ‘그 남자'가 되어버렸다. “어떤 남자? 난 이름이 없어?” 낮고 음침한 목소리가 진무열의 뒤에서 들려오며 좋은 분위기를 깨뜨렸다. 진무열은 뒤를 돌아 그를 노려보고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성유리는 급히 휴대폰을 내려놓고 눈앞의 박진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여긴 무슨 일로 왔어요?” “엄마, 또 아현 이모를 괴롭혔다면서 진짜예요?” 박진우가 아직 대답도 하기 전에 여린 목소리가 먼저 튀어나왔다. 성유리는 미간을 찌푸리며 시선을 아래로 옮기다가 문득 입구에서 들어오는 박강훈을 발견했다. ‘헐. 혼자 오는 것도 어이없는데 아이까지 데려오다니. 양아현에게 화풀이 해주려는 것이겠지?’ “그래?” 성유리는 의자에 기대어 태연한 어조로 말했다. “양아현이 또 너희한테 뭐라고 했길래 이렇게 들들 볶는 거야? 내가 자기에게 칼을 들이댔다고?” “엄마, 엄마는 정말 반성할 줄 몰라요! 감옥에서 그렇게 오래 있었는데도 여전히 고쳐지지 않았네요. 마음씨가 여전히 이렇게 독하다니...” ‘독하다...’ 예전에 이런 말을 들었다면 분명 화를 냈을 텐데, 지금은 마음속에 아무런 동요도 일지 않았다. “그건 너의 아현 이모가 먼저 나를 건드렸기 때문이야. 그래서 참지 못하고 겁만 좀 주려고 했을 뿐이지 정말로 해칠 생각은 없었어.” 성유리의 말투는 너무 담담해서 별다른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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