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2화
박진우가 직접 운전해 성유리를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창밖을 바라보던 성유리는 혼자 생각에 잠겼다.
오늘 밤은 아마 두 사람이 이혼하자고 결정한 이래로 가장 즐겁게 보낸 저녁이었을 것이다.
“오늘 같이 와줘서 고마워.”
낮고 무거운 목소리에 사색을 멈춘 성유리는 뒤를 돌아본 순간 박지훈과 눈이 마주쳤다.
잠시 후 입꼬리를 올리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같이 간 것은 당신을 봐서가 아니에요. 어쨌든 생명을 구하는 것은 의사로서의 책임이니까요. 그러니 당신과 상관없어요.”
목소리는 무거웠고 얼굴은 아주 냉담했다.
성유리의 말에 핸들을 잡고 있던 박진우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성유리, 꼭 그렇게 말해야겠어? 좋게 말할 때는 너도 좋게 대답하면 안 돼?”
불만이 가득한 박진우의 목소리에 성유리는 시선을 돌려 정면을 바라보았다.
“우리 사이에 무슨 할 말이 더 있는데요. 어르신 건강이 안 좋다는 말에 간 것뿐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함께 가지도 않았을 거예요.”
화를 내려던 박진우는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자 어쩔 수 없이 시선을 돌리고 운전에 집중했다.
집 앞에 도착한 후 차 문을 열고 내리려던 성유리는 문득 무슨 생각이 떠올라 뒤를 돌아보았다.
“아, 그리고 박 대표님. 앞으로 밖에서 제 신분을 말할 때는 표현을 바꿔주세요. 어차피 이혼할 건데 사모님이라고 불리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요. 괜히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킬 수도 있고요.”
“이혼할 예정인 거지만 아직 이혼하지 않았잖아? 이혼하지 않은 한 우리는 법적으로 부부고 너는 내 아내야. 그렇게 소개하는 게 뭐가 문제인데?”
성유리의 얼굴을 바라보는 박진우의 무표정한 얼굴에는 그 어떤 감정도 없었다.
더 이상 말다툼을 하고 싶지 않았던 성유리는 차 문을 열고 재빨리 내렸다.
문을 세게 닫고 한쪽으로 물러선 성유리는 차가 멀어질 때까지 차 뒷모습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그러다가 시선을 돌리자마자 맞은편 큰 나무 아래에 매우 익숙한 차가 주차되어 있는 것을 우연히 발견했다.
차의 창문이 서서히 내려간 것을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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