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1화
성유리는 재빨리 앞으로 다가가 차에 탔다.
동시에 운전석과 뒷좌석 사이의 칸막이도 함께 올라갔다.
“미쳤어요? 대문 앞에서 저를 차에 태우다니요. 게다가 창문까지 열어놓고... 사람들 오가는 데 누가 보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보면 어때? 우리 사이가 그렇게까지 그 자식이 알아서는 안 되는 사이라도 되는 거야?” 박지훈은 손을 그녀의 허리에 올리며 순간적으로 그녀를 자신 쪽으로 끌어당기더니 목소리를 낮추며 말을 이었다.
“우리가 깊은 사이라는 말이지?”
성유리의 등골이 순간 뻣뻣해졌다.
방금 그 나무 근처에서 그는 분명히 그들의 대화를 들었을 것이다.
‘깊은 사이'라는 말이 바로 박진우의 입에서 나온 그 표현이었다.
차량 내부 칸막이는 이미 내려져 있었지만 안에는 음악도 틀지 않아 둘의 대화는 앞 좌석까지 또렷이 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정영준이 이미 둘의 관계를 알고 있었다 해도 그에게 들리면 안 될 말들이 들릴까 봐 걱정되었다.
성유리는 자기도 모르게 부끄러움을 느끼고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남자의 가슴 앞을 막으며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려 했다.
하지만 박지훈은 오히려 그녀의 손목을 잡아당기며 다시 자신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는 위험한 기운이 서린 그의 목소리로 물었다.
“뭘 그렇게 피해? 응?”
“박 대표님, 술 취하셨으니 돌아가셔서 푹 쉬세요. 정영준 씨에게 저를 앞쪽 길가에 내려달라고 하시면 돼요. 제가 알아서 택시를 타고 갈게요.”
“내가 술 취한 걸 이미 알고 있으면서 나를 돌봐줄 생각은 안 하는 거야? 내가 돌아가다가 넘어지거나 다치면 마음 아프지 않겠어?”
박지훈의 목소리는 쉰 듯 조금 낮게 들려왔다. 그의 말이 귓가에 닿자 성유리의 속눈썹이 멈추지 않고 가볍게 떨렸다.
“박지훈 씨, 지훈 씨는...”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바로 말을 잘라 버렸다.
“오늘 밤은 남아서 나를 돌봐 줘.”
그의 말투는 그녀와 상의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명령조에 가까웠다.
성유리는 원래 승낙하려고 했지만 갑자기 그녀의 머릿속에 그와 연락이 끊겼던 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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