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0화
박진우는 시선을 들고 주변을 빠르게 둘러보며 누군가를 찾는 듯했다.
그의 시야가 한 나무 뒤로 옮겨지는 순간 성유리는 재빨리 발걸음을 옮겨 그의 앞을 가로막고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난 혼자 나왔고 아무랑도 만난 적 없어요. 아마 박진우 씨가 잘못 본 거겠죠.”
“성유리, 너 여기서 누구랑 밀회라도 하려던 건 아니지?”
남자가 갑자기 한 발짝 한 발짝 그녀를 향해 다가오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뒤로 물러섰다.
어느새 그 나무 아래까지 밀려난 그녀의 등이 나무줄기에 닿았다.
박진우는 나무에 손을 짚고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최근 내가 보낸 사람이 그러는데 너 내 작은아버지와 자주 함께 다닌다던데. 방금 그 사람, 설마 작은아버지가 아니었을까?”
성유리는 그가 이 주제를 계속 물고 늘어지면 나무 뒤에 숨은 박지훈을 자극할까 봐 걱정됐다.
그녀는 차가운 눈빛으로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뭐 하는 거예요? 오늘 밤에 두 사람이 잡은 트집이 부족해서 더 잡으려는 거예요?”
오늘 밤 일을 언급하자 박진우의 얼굴이 더 어두워졌다.
“이 시간에 애인 곁에 안 가고 여길 왜 왔어요?”
성유리는 입가에 냉소를 머금고 화가 난 어투로 말했다.
“이 얘기만 나오면 화가 나. 네가 이미 아현이를 화나게 해서 쫓아냈는데 어떻게 계속 남아있겠어?”
갑자기 박진우는 그녀의 손목을 잡고 뒷문 쪽으로 이끌며 말했다.
“우리 같이 왔으니 당연히 같이 돌아가야지.”
성유리는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그 큰 나무 쪽을 바라봤다.
처음부터 끝까지 박지훈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발소리가 점점 멀어지고 나서야 박지훈은 나무 아래에서 나왔다.
그는 두 사람이 함께 연회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는데 시선은 박진우의 손에 꽂혀 있었다.
그는 담배 한 개비를 꺼내어 불을 붙였다.
담배 연기가 그의 잘생긴 얼굴을 감쌌는데 눈빛은 유난히 음침했다.
짜증이 순간적으로 마음속에 솟아올라 오랫동안 가시지 않았다.
성유리는 연회장으로 돌아온 후에야 연회 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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