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4화
배가은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성유리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그녀의 몸에서 단서라도 찾아내려는 듯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성유리는 그녀의 눈빛에서 속마음을 읽어냈다.
어젯밤 그들 사이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 당연히 아무런 흔적도 남아 있지 않았다.
“난 줄곧 생각해왔어요. 성유리 씨와 지훈이 사이에 분명히 뭔가 애매한 관계가 있을 거라고요. 그런데 이번에 드디어 잡아냈네요! 더 할 말 있어요?"
성유리는 상대방의 분노 어린 시선을 보며 문득 이 기회에 속내를 떠보고 싶어졌다.
그녀는 줄곧 두 사람이 정말 함께한 건지 궁금했는데 오늘이 좋은 기회였다.
“배가은 씨, 배가은 씨는 지훈 씨의 여자친구도 아니고 아내도 아닌데 왜 이렇게 참견이 심한 거죠?”
“그럼 성유리 씨가 돌려서 인정하는 거네요? 성유리 씨와 지훈이 사이에 정말 무언가 있다는 말인가요?”
배가은은 화가 난 표정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목소리 톤을 높였다.
“배가은 씨도 나한테 말해주지도 않으면서 무슨 자격으로 나에게 말하라고 하는 거죠?”
성유리는 입꼬리를 올려 차가운 미소를 짓더니 무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성유리 씨는 아직 박진우와 완전히 이혼한 것도 아닌데 벌써 지훈에게 접근하는 거예요? 내가 이 사실을 폭로해버릴까 봐 두렵지 않아요?”
배가은의 목소리에는 강한 위협이 서려 있었다.
분노가 극에 달하자, 그녀의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렸다.
성유리의 입가에 맺힌 미소는 점점 더 음산해졌다.
“배가은 씨가 이 사실을 폭로한다면 박지훈 씨가 가만히 둘 것 같아요? 지훈 씨는 뒤에서 함부로 말을 지껄이는 사람을 가장 싫어해요. 배가은 씨는 지훈 씨의 옆에서 이렇게 오래 있었으면서 그 정도도 모를 리 없잖아요?”
그 말을 들은 배가은은 화가 난 나머지 주먹을 꽉 쥐었다.
이런 사실쯤은 당연히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박지훈은 성격이 좋은 편이 아니었다. 그러니 그를 정말 화나게 하면 결코 좋은 꼴을 보지 못할 것이다.
“내 절친의 딸을 성유리 씨가 입양했다고 들었는데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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