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5화
성유리는 그 목소리에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박지훈이 어느새 내려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성유리의 안색이 이상한 것을 눈치채고는 계속 캐물었다.
“왜 그래? 얼굴색이 왜 이렇게 안 좋아?”
성유리는 마른 침을 삼키고 나서 이내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아무 일도 없어요.”
“안색이 이렇게 안 좋은데 아무 일도 없다고?”
박지훈이 성큼성큼 다가와 그녀의 옆에 앉더니 자기도 모르게 손을 내밀어 그녀의 이마를 짚어보았다.
“몸이 안 좋은 거야?”
배가은이 찾아왔다는 사실은 그녀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살까 봐 일부러 말하지 않기로 했다.
“어젯밤에 제대로 쉬지 못해서 그런가 봐요.”
성유리는 그와 말다툼할 마음이 없어 자기도 모르게 몸을 뒤로했다.
손을 들고 있던 박지훈의 얼굴에 불쾌함이 드러났다.
“성유리, 나를 피하는 거야?”
성유리는 시선을 들어 남자의 불편한 표정을 마주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그녀는 가볍게 대답했다.
“시간이 늦었어요. 전 그만 돌아갈게요.”
박지훈은 그녀가 일어서는 것을 보며 노골적으로 물었다.
“방씨 그 자식은 언제 와?”
성유리는 발걸음을 갑자기 멈추더니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저녁 8시쯤 될 거예요.”
박지훈은 눈빛에 서리가 내렸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녀가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
개인병원에서 저녁까지 바쁘게 일을 마치고, 마지막 환자를 진료한 후 성유리는 아이와 함께 공항으로 향했다.
방건우는 나오자마자 시선을 아이에게 고정했다.
“이 아이가 아림이구나?”
“삼촌 안녕하세요. 저는 송아림이고, 유리 이모의 수양딸이에요...”
매우 수줍었지만 송아림은 용기를 내어 그에게 인사했다.
“삼촌이 너에게 선물을 가져왔는데 마음에 드는지 모르겠네.”
방건우는 말하면서 가방에서 천 인형을 꺼내서 아이에게 건넸다. 시선을 천 인형에 돌린 송아림은 갑자기 멍해졌다. 이것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인형이었다. 분명히 유리 이모가 그에게 말해 줬을 것이다.
“삼촌 고맙습니다. 정말 마음에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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