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7화
방건우의 말에 성유리는 그저 씁쓸한 미소만 지을 뿐이다. 그가 한 말 중 틀린 말은 없었으니 말이다.
“유리야.”
이때 방건우가 나직하게 그녀를 불렀다. 고개를 든 성유리는 궁금한 얼굴로 그를 보았다.
“왜요?”
“만약 나중에 인연이 또 찾아온다면 그땐 평범한 사람과 결혼해.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고 평범한 직장을 다니는 그런 사람...”
성유리는 저도 모르게 울컥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그녀가 사랑에 빠진 남자들은 하나같이 평범하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도 확신할 수 없었다. 자신이 박지훈에게 대체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정말로 그를 좋아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래도 적어도 그가 싫지 않다는 것만은 알았다...
그녀의 주위에 있는 남자들은 절대 평범하지 않았다. 여하간에 한 집안사람들이었으니까. 만약 이 사실을 방건우가 알게 된다면 분명 자신에게 실망하리라 생각하는 그녀였다.
성유리가 입을 열려던 때 방건우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으며 그녀의 머리에 올렸다.
“나한테 여자 후배라고는 너 하나뿐이거든. 그래서 그런지 난 네가 사랑 때문에 아파하는 모습은 도저히 못 보겠더라고.”
‘후배'라는 두 글자가 그녀의 귀에 흘러들어오자 눈썹이 더 파르르 떨렸다. 방건우가 그녀를 이런 호칭으로 부르는 것은 정말로 오랜만이었다. 그 덕에 그녀는 그동안 잊고 지냈던 추억을 떠올리게 되었고 다시 머리를 숙였다.
“네.”
성유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시간도 늦었는데 선배도 얼른 씻고 쉬세요. 선배는 제 옆방을 쓰면 되니까 제가 안내해 드릴게요.”
“그래.”
방건우는 비어버린 자신의 손을 빤히 보다가 내렸다.
연이은 이틀 성유리는 낮에는 개인병원에서 바쁘게 일하고 저녁에는 박지훈과 옥관음을 복원했다. 며칠 동안 박지훈도 바쁘게 보낸 듯했다. 그녀의 앞에 더는 나타나지 않은 것을 보면. 하지만 정영준은 매일 찾아와 옥관음의 복원 진도를 지켜보았다. 그 덕에 오로지 복원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그녀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이틀만 더 하면 옥관음 복원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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